"실리콘밸리 환상과 달라...혼돈 참아낼 '끈기'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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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11-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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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스타트업 볼드메트릭스 데이나 번스 CEO 인터뷰

  • "기술기업이라면 CEO+CTO 공동 창업팀 꾸리길 조언"

  • "창업 초기 혼돈, 끈기·최소 비용·민첩 대응으로 견뎌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볼드메트릭스를 운영하는 데이나 번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1일 아주경제 사옥을 찾아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아주경제DB]


미국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성공신화의 본산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실현할 자본을 구하지 못해서 혹은 너무 많은 투자를 받아서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끈기가 없어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얻지 못해서,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서 실패하기도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5년을 버티는 스타트업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는 미국 통계청의 자료는 이러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막대한 돈과 인재가 몰리는 '스타트업의 성지'로 통한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본지가 최근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볼드메트릭스(Bold Metrics) 최고경영자(CEO) 데이나 번스를 만나 생존전략을 물었다. 볼드메트릭스는 고객이 의상을 착용했을 때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주는 머신러닝 솔루션 프로그램인 '스마트 사이즈 차트'를 제공하는 회사다. 현재 리바이스, H&M 등 세계적인 의류회사들과 협업하고 있다.

번스 CEO는 실리콘밸리 창업은 '환상'과 다르다고 말한다. 사업 초반 엄청난 혼란과 난관에 부딪혀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 초기는 혼돈 그 자체"라고 말하는 그는 "누구나 스타트업을 하고 싶어 하지만 얼마나 힘든지는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솔직히 끈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불확실성과 높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배짱과 스스로 스트레스와 불안을 다스리는 능력이 실리콘밸리 창업가의 필수적인 자질"이라고 덧붙였다.

엔지니어이기도 한 번스는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현실적인 조언으로 "CEO와 최고기술경영자(CTO)가 함께 공동 창업팀을 꾸릴 것"을 꼽았다. CTO를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공동 창업자로 들이는 편이 험난한 시기에 끈기를 가지고 함께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번스는 스타트업이 처음부터 실리콘밸리를 노리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실리콘밸리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비용이 적지 않다 보니 실리콘밸리는 벤처캐피털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는 성장 단계의 기업에 어울린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사업 초반에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게 좋은 데다 기술 발달로 원격 근무가 확산하는 추세인 만큼 성장 단계에 들어설 때까지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린 경영(lean management)'은 그가 추구하는 경영 방식이다. '마른, 얇은'이라는 의미의 단어 'lean'에서 출발한 '린 경영'은 최소 기능의 제품을 빠르게 출시해 고객의 반응을 본 후 피드백을 반복해 최적의 상품을 만드는 경영 전략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세상을 놀라게 할 제품을 만들기보다 시장의 반응을 민첩하게 살피고 낭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합한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번스는 실리콘밸리의 특징이자 강점으로 풍부한 자금을 꼽았다. 실리콘밸리에는 좋은 아이디어에 투자할 벤처캐피털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자본을 구하지 못해 흐지부지한 경우가 있다"면서도, 과도한 투자금이 되레 큰 부담으로 작용해 역풍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투자를 유치할 때 그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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