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갱단에 미국인 9명 사망…트럼프 "쓸어버리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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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11-0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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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대통령 "외국 개입 필요치 않아" 거절

멕시코 북부에서 마약 카르텔이 미국인 가족이 탑승한 차량들을 라이벌 조직의 차량으로 오인, 무차별 총격을 가해 어린이 6명을 포함한 최소 9명의 미국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건은 4일(현지시간) 미국 국경과 접한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와 소노라주 사이의 도로에서 발생했다.

미국 국적의 모르몬(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 신자인 이들은 멕시코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3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나눠타고 이동 중에 갑작스럽게 무차별 총격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폰소 두라소 멕시코 치안장관은 5일 회견을 통해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총격에 최소 3명의 여성과 6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고 한명의 어린이는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총격범들이 대형 SUV를 라이벌 조직으로 오인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 가족은 모르몬교의 한 분파가 모여 사는 멕시코 북부의 라모라 지역에 거주해왔으며 피해자 중에는 6개월 된 쌍둥이와 8세·10세의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고 친지들이 전했다.

사건을 보고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릴 때"라면서 분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타주에서 온 멋진 가족들과 친구들은 서로를 향해 총을 쏘던 두 마약조직 사이에 끼였다. 그 결과 어린아이를 포함한 많은 미국인이 죽었고 일부는 실종됐다"며 멕시코 정부에 조직 소탕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멕시코가 이 괴물들(마약 조직)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도움을 요청한다면, 미국은 기꺼이 개입할 수 있으며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멕시코의 위대한 새 대통령이 이것을 큰 이슈로 만들었지만, 마약 카르텔은 너무 크고 강력해져서 물리치려면 군대가 필요할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의 도움을 환영하지만 멕시코의 독립성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거절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화하겠다"면서도 "이런 사건들을 처리하기 위해 외국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멕시코 치와와주와 소노라주 정부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사건 발생지에 병력을 투입했다.

한편 미국에서 수감 중인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이 체포된 후, 쿨리아칸 시내에서는 멕시코 치안당국과 구스만이 이끌던 마약조직 간의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멕시코 시날로아 주의 주도 쿨리아칸에서 총격전이 벌어진 가운데 차량의 뒤쪽 유리창에 총알구멍이 뚫려 있다. [사진=멕시코시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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