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3년만에 MLF 금리 인하… 통화정책 향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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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11-0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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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F 대출금리 3.30%→3.25% 인하...2016년 이후 처음

  • 미약하게 '통화 완화' 신호 보낸 셈…공격적 통화완화엔 여전히 '신중'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약 3년 만에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내렸다.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가운데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신호를 미약하게나마 시장에 보낸 것으로 풀이됐다.

5일 오전 인민은행은 1년 만기 MLF 금리를 기존의 3.30%에서 3.25%로 5bp(1bp=0.01%) 내렸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1년 만기 MLF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16년 초 이후 3년 만이다.

MLF 금리는 중국에서 실질적인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와 연동된다. MLF 금리를 인하하면 은행권 LPR도 낮아져 시중 대출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로써 중국이 이른 시일 내에 LPR을 인하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사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LPR을 기존의 4.31%에서 8월 4.25%, 9월 4.2%로 점진적으로 낮췄다. 그런데 10월엔 아예 동결시켰다. 이는 0.05~0.1% 포인트 낮출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었다. 인민은행이 통화 완화에 속도 조절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인민은행은 전 세계 기준금리 인하 물결 속에서도 긴축도, 완화도 하지 않는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마이웨이’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올 들어 세 번째 기준금리를 단행했을 때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최근 중국 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경제 구조개혁 추진, 부채 압박 등으로 추가 통화완화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대신 중국 정부는 인프라 건설에 재정을 투입하고,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감세 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민영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맞춤형 대출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는 방식을 고집해 왔다.

이에 시장에서는 중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런데 이날 인민은행이 3년 만에 MLF 금리를 인하한 것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해 미약하게나마 추가 통화완화 신호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오저우 싱가포르 코메르츠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는 매우 미약했지만 인민은행의 경제성장 부양을 위한 노력을 의심하지 말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동시에 그는 “인민은행의 운신의 폭이 제한적인 만큼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통화완화는 하지 않을 것이란 기조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실제로 인민은행이 이날 MLF를 통해 공급한 유동성은 모두 4000억 위안(약 66조640억원)어치다. 이날 만기가 도래한 4035억 위안의 MLF 물량보다 적은 수준이다. 다시 말해서 약 35억 위안어치 유동성은 흡수됐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민은행이 추가 통화완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캐피탈이코노믹의 줄리안 에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 후퇴가 더욱 악화되고 있어,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회복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 당국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더 과감한 통화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경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6%에 그치며 올해 목표치 마지노선인 바오류(保六, 6%대 성장률 유지)에 턱걸이했다. 해외 주요 기관들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7%로 내다봤다.
 

[사진=인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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