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고분군서 화장된 유골 첫 발굴…백제왕실 장례문화 연구 새 전기

한지연 기자입력 : 2019-10-23 11:40
학계 보고된 적 없는 100m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 첫 확인

[석촌동고분군 발굴조사 현장 전경.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한성백제 왕실묘역인 석촌동 고분군(사적 제243호)에서 화장 후 분골과정을 거친 사람 뼈와 다량의 토기, 장신구, 기와 등 유물을 함께 발굴했다고 23일 밝혔다. 백제 고분에서 화장된 인골이 다량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관장 김기섭)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석촌동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고 석촌동 고분군에 대한 발굴조사 중간결과를 이 같이 발표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2015년 10월부터 석촌동 1호분 북쪽지구에 대한 연차별 발굴조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조사는 석촌동 1호분 북쪽지구에서 시작해 1호분 주변에 이르는 총 5290㎡ 구간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에 발굴된 초대형 '연접식 적석총'은 네모꼴의 중소단위 적석묘(16기)와 이를 이어주는 연접부, 화장된 인골을 묻은 매장의례부(3개소)를 빈틈없이 맞붙여 가며 무덤규모를 확대시킨 특이한 형태다.

​여러 개의 적석묘(돌무지무덤)가 총 100m에 이르는 규모로 서로 이어져 있는 초대형 고분은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새로운 형태다. 그동안 적석총을 개별 단위 무덤으로만 파악해온 통념을 깨는 사례다.

특히, 이 연접식 적석총은 1987년 마지막 복원‧정비 당시 2개의 '쌍분'(남분‧북분) 형태로 복원됐던 1호분과도 이어져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로 1호분이 단독분이 아닌 연접식 적석총의 일부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발굴 과정에서 금귀걸이, 유리구슬, 중국제 청자 등 위세품과 토기, 기와 등 총 5000여 점의 유물도 함께 출토됐다.

무덤의 거대한 규모뿐 아니라 이와 같은 출토 유물의 양상을 볼 때 석촌동 고분군이 초기백제의 왕실묘역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접식 적석총의 일부인 3곳의 매장의례부(시신을 매장하고 상장례와 관련한 의례가 치러진 시설)에서는 잘게 부숴진 사람뼈가 각각 발굴됐다.

다량의 토기와 장신구, 기와 등 유물도 함께 발굴됐다. 분석 결과 이들은 모두 화장되어 분골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제사 유물과 함께 고운 점토로 덮여 있었다.

한편,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은 석촌동고분군과 방이동고분군을 잇는 한성백제 왕릉구역을 설정하고 풍납토성, 몽촌토성으로 구성된 왕성과 함께 백제 도성의 경관 복원을 위해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발굴조사 성과를 지역 주민과 함께 공유하고 백제 역사 유적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발굴현장 답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이번 성과는 지역 주민의 이해를 돕고 석촌동 고분군 복원 정비 및 서울의 백제 왕도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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