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공수처가 정권 사냥개? 중국에만?

장용진 기자입력 : 2019-10-21 14:52
영국, 호주, 싱가포르, 미국 등에 이미 존재 공수처장 임기 길어야 4년(권은희 안)... 대통령, 국회의원 수사대상 포함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중국에만 있는 제도다”
“공수처장의 임기는 최대 9년까지 가능하다”

최근 일부 유튜버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는 주장이다. 카카오톡 단체방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이 같은 이야기가 번지고 있다. 공수처가 생기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특정 성향을 가진 변호사들이 절반 이상 임용돼 현재 야권 등 정적 제거에 악용될 것이라는 야권 일부의 주장도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공수처 수사대상에서 제외되고 사실상 판·검사만 수사하는 기구다’는 주장까지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아주경제에서는 현재 국회 패스트트랙 절차에 상정돼 있는 공수처법(백혜련안, 권은희안)을 직접 살펴본 뒤 이 같은 주장의 진위를 가려봤다.

△공수처장 임기는 2~3년, 중임불가

우선 공수처장의 임기가 최장 9년까지 갈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크게 달랐다. ‘백혜련안’은 3년에 중임불가, ‘권은희안’은 임기 2년에 1차에 한해 중임할 수 있다. 두 법안 모두 아무리 길게 연장을 한다고 해도 최대 4년이다. 9년은 나올 수 없다.

공수처장 추천위원은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변호사협회장은 당연직이고 여당과 야당이 각각 2명씩 추천한다. 공수처장은 15년 이상 법조경력이 있어야 하고 모두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한명을 임명한다.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6명을 여당이나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일부의 주장이나 정권이 공수처장을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수사 대상 아니다? 거짓!

수사대상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과 위원회의 정무직 공무원, 국무총리와 총리실 소속 정무직 공무원(차관급 이상)이고,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실, 감사원의 경우 3급 이상 공무원이 포함된다.

또 경무관급 이상 경찰관과 장성급 이상 현역군인, 특별·광역시장 도지사, 금감원 원장과 부원장도 수사대상이다. 검사와 판사는 모두가 공수처 수사대상이 된다.

이들 수사대상 공무원의 4촌 이내 친족이나 가족도 수사대상에 포함되고, 현직은 물론 전직 고위공무원도 수사대상이 된다. 수사대상과 관련해서는 백혜련안이나 권은희안 모두 큰 차이가 없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수사대상에 제외됐기 때문에 “사실상 검사와 판사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정권에 반대하는 판사와 검사에게 재갈을 물리기 위한 법”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서초 촛불집회, '공수처 설치하라' (서울=연합뉴스) =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대로에서 열린 검찰 규탄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공수처는 민변이 장악? 와전!

보수성향 유튜버들은 ‘공수처 수사관에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거나 ‘변호사가 수사까지 하는 이상한 기구’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대체로 ‘거짓’이거나 사실과 다른 주장이다.

우선 ‘공수처 수사관의 절반이 민변’이라는 주장은 공수처법안(백혜련안)에서 검사의 비율을 50% 미만으로 정한 것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권은희안에서는 그 같은 제한이 없다. 달리 말해 100% 검사 출신으로만 채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변호사가 수사까지 하는 이상한 기구’라는 주장도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사실 검사와 판사도 모두가 변호사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 검사와 판사가 임명된다. 최근에는 경찰 중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례도 늘고 있다. 즉, 변호사는 언제든 검사나 판사, 경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수처 소속이 된 변호사는 공수처 검사, 혹은 공수처 수사관일 뿐 ‘변호사’라고 불릴 이유도 없다.

박영수 특검을 비롯한 역대 특별검사도 적게는 1/3, 많게는 절반 이상이 변호사들로 채워졌다. 당장 박영수 특검만 해도 전직 대검 중앙수사부장(검사장)이었을 뿐 임명 당시 변호사 신분이었다. 따라서 ‘변호사가 수사까지 하는 이상한 꼴’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중국에만 있는 제도? 거짓!

사실 국회에서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공수처의 원형은 이탈리아다. 1990년대 이탈리아를 뒤흔들었던 밀라노 법원의 피에트로 검사를 비롯한 ‘깨끗한 손’ 수사가 공수처의 원형이다. 미국 연방정부 윤리청, 특별심사처도 공수처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영국의 중대부정수사처(Serious Fraud Office, SFO), 호주에는 반부패위원회, 싱가포르 탐오조사국도 비슷한 기구다.

중국에는 공산당 중앙규율검사위원회가 있다. ‘정적을 제거하는 데 쓰인다’는 혹평을 듣는 바로 그 조직이다. 고위직의 비리를 수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원칙적으로 공산당원들이 조사 대상이라는 점에서 공수처와는 다르다.

중국 중앙인민검사원 공안국이 공수처와 비교될 수 있는데, 공수처라기보다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와 같다고 보는 것이 더 정답에 가깝다. 

우리나라에서 공수처를 도입하려는 것도 과거 대검 중앙수사부가 정치적 중립성을 놓고 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수처가 '정적 제거용'으로 쓰인다는 것은 오해라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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