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은 마약왕 아들 놔준 멕시코…"체포 강행했다면 20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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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10-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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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멕시코 정상, 불법총기 유입 문제 등에서 연대키로

멕시코 군경이 마약 카르텔의 총격 저항에 못 이겨 잡았던 '마약왕'의 아들을 놓아주면서 비판 여론에 부딪히자, 19일(현지시간) 이는 민간인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멕시코 매체 밀레니오 등 매체에 따르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이날 오악사카(현지발음 오아하카)를 방문한 자리에서 "멕시코는 '부수적 피해'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고 말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작전을 계속하라고 명령했다면 당시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민간인을 비롯한 사망자가 200명을 넘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정부가 체포를 강행했다면 민간인의 큰 희생이 따랐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과거에는 부수적 피해는 신경 쓰지 않았다. 50명, 100명, 150명이 죽더라도 2명, 3명, 5명을 체포하는 게 중요했다"며 "그러나 지금의 원칙으론 부수적 피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오비디오 등에 대한 체포영장은 아직 유효하다며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멕시코 군경은 미국서 수감 중인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의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을 체포하기 위해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의 은신처를 습격했다. ​오비디오는 미국에서 수배 중인 인물로, 멕시코는 오비디오를 체포해 미국에 인도할 예정이었다.

군경은 쿨리아칸에서 오비디오를 비롯한 4명을 붙잡았으나, 그가 이끄는 시날로아 카르텔의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기관총 등을 동원해 격렬히 저항하자 결국 오비디오를 놔주고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무장괴한 5명과 국가방위대 대원 1명, 민간인 1명, 수감자 1명 등 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범죄인 1명을 잡는 것보다 시민의 목숨이 중요하다"며 후퇴 결정을 옹호했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전화해 쿨리아칸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연대'를 표시했다. 

두 정상은 또 미국에서 멕시코로 유입되는 불법 무기를 막기 위해 기술력을 동원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에브라르드 장관은 전했다.
 

지난 7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선고 공판을 스케치한 것으로 브라이언 코건 판사(위)가 지켜보는 가운데 구스만이 재판진행 절차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욕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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