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본 기술 창업의 어려움은 ‘역량 불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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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10-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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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 “기술 구현 어렵고 투자자들도 잘 몰라”

네이버가 기술 창업의 어려움으로 '역량의 불균형'을 꼽았다. 우수한 기술을 어렵게 구현해도 투자자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양상환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D2 Startup Factory, 이하 D2SF) 리더는 지난 18일 강남 D2SF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는 역량의 언밸런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반 스타트업보다 기술 스타트업 창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먼저 투자자들이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점, 개발한 기술이 사용자를 만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시키기 힘들다는 점을 들었다. 

양 리더는 “기술 창업의 어려움은 기술 자체가 난해해 투자자들이 잘 모른다”며 “동일한 에너지를 투입해도 기술 스타트업은 기술 구현에 써야 할 에너지가 많다. 다른 것을 가져갈 여지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년씩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결과물이 연상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양 리더는 기술 스타트업들이 잘 성장하더라도 B2B(기업 간 거래)를 지향해 기업공개(IPO)보다는 인수·합병(M&A)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스타트업을 인수하려는 사람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가 지난 18일 서울 강남 D2SF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스타트업 창업 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명섭 기자]

D2SF는 유망한 기술 스타트업을 지원·육성하는 네이버 내 조직으로 2015년 출범했다. 그동안 1200여개 스타트업을 접촉, 35개사에 투자했다.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케어, 모빌리티 기업이 약 70%를 차지한다. 연내 4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네이버가 투자한 기업은 평균적으로 기업가치가 4배 성장했고, 18개 팀은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15개 팀은 현재 네이버, 라인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양 리더는 “스타트업 투자에 앞서 네이버, 라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 기술로 여러 사회문제를 풀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며 “기술 생태계가 풍성해지는 데 기여할 수 있는지도 꼼꼼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스프레소 미디어, 사운더블 헬스, 에바 등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 세 곳이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에스프레소 미디어는 딥러닝을 활용해 저화질 이미지나 동영상을 고해상도로 변환시키는 슈퍼 레졸루션(Super Resolution) 초해상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방송 미디어, CCTV, 의료영상, 항공 및 위성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 특히 영상복원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사운더블 헬스는 스마트폰으로 소변 소리를 분석해 비뇨기 건강관리를 돕는 앱 프리비(PRIVY)를 개발한 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AI 음향 분석 기술을 토대로 소변 소리를 분석해 비뇨기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에바는 이동식 전기차 충전기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실내주차장에서 예약 차량을 찾아 자율주행으로 이동하고 도킹, 충전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완전 자율형 제품과 네이버랩스의 에어카트 기술을 응용해 500~600㎏ 무게의 배터리를 누구나 쉽게 옮길 수 있는 근력증강 수동형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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