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장, 저축은행 정기예금에 돈 몰린다

서대웅 기자입력 : 2019-10-15 05:00
금리 꾸준히 올려… 작년 11월 말 퇴직연금 시장 편입 후 누적 수신액 5조원 돌파 시중은행 상품 대비 금리 1%p 높아… 금리 경쟁력 확보 성공
퇴직연금 시장에서 저축은행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 상품이 시중은행보다 최대 1%포인트가량 높은 2%대 중반의 금리를 제공하면서 원리금 보장을 추구하는 퇴직연금 소비자 다수를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한 25개 저축은행이 유치한 퇴직연금 누적 정기예금 총액은 지난달 말 5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시장 140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가량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이 이 시장에 편입되고 본격적으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해 11월 말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올 들어 시중은행들이 저금리 기조에 맞춰 퇴직연금 금리를 잇따라 내린데 반해, 저축은행업계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본격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간 1년 만기 개인형 퇴직연금(IRP) 금리 추이를 보면 시중은행은 연 1.9~2.0% 수준에서 1.4~1.6% 안팎으로 내렸지만, 저축은행은 연 2.2~2.4%가량에서 연 2.5~2.7% 수준으로 올렸다. 일례로 이 기간 신한 및 국민은행은 각각 연 1.90%, 1.91%에서 1.51%, 1.50%로 인하했다. 반면 OSB 및 JT저축은행은 각각 연 2.30%, 2.20%에서 2.70%, 2.61%로 인상했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는 중이지만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 상품 금리를 꾸준히 올려온 것은 내년에 시행되는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수신액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은 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을 나타내는 예대율 규제를 내년부터 받기 시작해 2021년 이후엔 이 비율을 1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대출 영업을 확대하려면 수신액을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퇴직연금 시장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원리금보장 추구형 고객이 올 들어 저축은행 상품으로 대거 눈을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 190조원 가운데 87%(165조4000억원)가 원리금보장형에 예치된 금액이었다. 지난해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평균 연간 수익률이 1.56%였는데, 이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저축은행 상품이 출시되며 소비자를 유인했다는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은 장기고객을 확보하기가 유리한 데다, 은행에서 대거 판매되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부족한 영업망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업계가 퇴직연금 시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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