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바닥 찍었다] 파운드리 업계, 초미세공정 경쟁 더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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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10-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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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반도체 업계, 내년 목표 EUV 5나노 양산 준비

  • 삼성전자, TSMC보다 기술 앞서…2021년 3나노 목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내년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본격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정 세대 전환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극자외선(EUV) 초미세공정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는 내년을 목표로 EUV 공정을 통한 5나노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EUV 공정, 파운드리 산업 지각변동의 '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EUV는 반도체 노광(웨이퍼에 회로를 그려넣는 작업) 공정에 사용되는 전자기파다. 파장의 길이가 13.5나노로, 기존 공정기술에 활용된 불화아르곤(ArF) 광원의 14분의1에 불과하다. 회로를 더욱 세밀하게 그림으로써 반도체 칩을 더욱 작게 만들 수 있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초미세공정의 핵심 기술로 불리는 이유다.

향후 파운드리 산업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업계는 EUV를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팹리스 고객사들은 파운드리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공정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감안해 설계에 들어간다. 한번 계약을 맺은 파운드리 업체를 계속해서 선호하게 된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오랫동안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와 전혀 다른 방식의 EUV 공정이 도입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기존 파운드리와의 계약을 이어갈 이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9.1%로 대만 TSMC(48.1%)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공정 전환 시기를 맞아 누가 최신 공정 기술을 빨리 확보하느냐에 따라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에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삼성전자, TSMC보다 EUV 도입 한걸음 앞서

현재 EUV 공정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삼성전자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EUV 기반 7나노 양산에 이어 지난 4월에는 출하까지 시작했다. 연내 6나노 양산, 내년에는 5나노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에는 3나노를 양산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도 EUV 공정을 적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EUV 공정을 적용한 10나노급 D램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시장의 최강자인 TSMC도 EUV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비해 한 발 늦은 상황이다. TSMC는 당초 지난 1분기 중에 EUV 7나노를 양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7월에야 생산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늦어도 내년 초 이전에 5나노 양산에도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와 TSMC가 EUV 공정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국내외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EUV 활용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빅3'로 불리는 인텔은 지난 8월부터 EUV 장비를 구매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연구용 EUV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공정 도입은 2021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EUV로의 공정 전환 시기를 맞아 업체 간의 기술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독보적인 공정 격차를 내세워 장기적으로 시장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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