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는 한두달 반짝 효과 그칠 것" vs "투자자들끼리 커뮤니티 만들어 가격 올리기 제대로 단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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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19-10-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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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부동산 실거래가조사 이틀 앞둔 한글날 서울 잠실일대 부동산시장 현장 방문

  • 대부분 "규모ㆍ강도 역대 최고 수준될 것"…조사기간 영업중단 검토 방침도

  • "유리지갑인데 뭘 더 뒤지나…꼬투리 잡히면 괴로우니까 피하는 것"

#. "거래신고에 현금영수증도 100% 발급하는 중개업소들은 유리지갑이나 다름 없다. 숨길 것도 없이 다 공개돼 있는데 무엇을 더 뒤진다는 말인가. 정부를 탓하려는 건 아니지만 꼬투리 잡히며 당하는 쪽에서는 괴로우니까 피하는 거다.”(C중개업소 관계자)
#. “정책을 잘해야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시세는 떨어지겠지만 이걸론 집값 오르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M중개업소 관계자)
 

9일 오후 잠실 일대 공인중개업소 전경. 오는 14일 정부의 합동점검을 앞두고 대로변 인근 중개업소들은 벌써부터 유리벽에 전지를 붙여놓거나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있다.  [사진=최지현 기자]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실거래 조사를 이틀 앞둔 9일 서울 잠실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한글날 공휴일인데도 대부분 문을 열었다. 하지만 전화문의를 받거나 방문객들을 맞이한 중개업소들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실거래 조사 소식에 대로변 인근 중개업소들은 벌써부터 유리벽에 전지를 붙여놓거나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있었다.

추석 전후 연일 아파트 시세 고점을 경신하며 활기 넘치던 일대 중개업소 분위기가 국토교통부 발표로 하루 이틀 사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중개업소들은 최근 시장 과열로 집값이 과도하게 급상승했기에 올 것이 왔다면서도 뚝 끊긴 문의는 물론 꼬투리 잡기식 현장단속이 진행될까 우려하며 울상을 지었다. 일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거친 불만을 털어놓았다. 

국토부는 지난 7일 대대적인 부동산 실거래 조사를 예고했다. '서울 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를 오는 11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부동산시장 합동 현장점검반'은 14일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D중개업소 관계자는 “발표 하루 만에 문의가 딱 떨어졌다”면서 “전에는 조사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어보는 전화라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전화 한 통조차 없다”고 말했다. 정부 조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시장 분위기를 전한 것이다.

중개업소들은 규모와 강도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 예상되는 이번 현장단속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 중개업소 중에는 단속 기간 영업중단을 검토하는 곳도 있었다.

인근의 다른 D중개업소 관계자는 “완전히 깡패다 깡패. 단속기간에 문 닫고 집에서 쉬어야지 별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대단한 위법 사항이 단속되는 것도 아니고 계약서 체크 하나 빠뜨렸다고 400만원 벌금을 받는데 누가 성실히 조사받으려고 하겠는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단기적이지만 진정 효과를 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또 다른 D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에 워낙 강하게 들어온다고 하니 아무리 적어도 한두달 거래는 조금 조용해질 것 같다”면서 “이전에 강도가 가장 높았던 작년 9·13대책 당시 단속은 6개월 동안 반짝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H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매도자들은 버티고 있지만 단속기간 동안 매수자들은 가격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분위기”라며 “중개업소들이 영업을 못하면서 급하게 팔아야 할 사람이 못 팔면 연말 급매 물량이 쌓이기에 내년 초까지 몇천만원 정도의 시세 조정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근본적인 집값 안정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H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 결과가 바로바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정부도 답답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문제 있는 곳은 제대로 단속할 필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투자자 단체 메시지방과 같은 커뮤니티에서는 최고가 거래 소식을 업자들보다도 빠르게 공유하며 투자자들끼리 가격을 올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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