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전, 애경 등 적격후보 4곳... ‘대기업 변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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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9-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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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전에 접어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최대 변수로 여전히 대기업이 꼽히고 있다.

최대 2조원가량의 인수비용이 예상되는 아시아나 인수에 애경그룹 등 예비입찰 참여기업들의 자금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도 이례적으로 본입찰까지 새로운 기업의 합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매각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은 이날 애경그룹,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국내 사모펀드 KCGI, 국내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4곳을 쇼트리스트(인수적격후보)로 선정했다.

지난 3일 예비입찰을 신청한 5곳 중 재무적 투자자(FI)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이 이번 쇼트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쇼트리스트에 포함되는 업체들은 아시아나에 대한 본격적인 매수자 실사를 시작하게 된다.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빠르면 10월 초 본입찰이 실시된다. 아시아 인수전의 진영이 앞으로 한 달 안에 짜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수적격후보에 포함된 기업들은 추석연휴를 앞둔 가운데서도 파트너들을 찾기 위한 물밑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CGI는 최근 컨소시엄 파트너로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과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전략적 투자자(SI)로, 뱅커스트릿은 FI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전의 특성상 아직까지 다른 참여기업들의 협력자들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KCGI와 마찬가지로 파트너 찾기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동걸 산은 회장도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시아나 인수)의 경우 FI 단독은 안 되는 게 원칙”이라며 “아시아나가 더 튼튼하고 좋은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수적격후보들은 자금줄이 될 수 있는 대기업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경쟁자로 만나기보다는 파트너로 협력해 성공적인 인수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금호산업과 채권단도 현재 인수적격후보로는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대기업의 참여를 내심 바라는 상황이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에 본입찰 참가 기회를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뒤늦게 참가하는 기업에는 일정부분의 페널티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이 막판까지 대기업의 참여가 변수가 되는 이유는 9조6000억원에 이르는 아시아나의 부채와 최대 2조원에 육박할 인수가격에 따른 부담 때문이다.

현재 인수적격후보들 안정적인 자금 동원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 인수전 자체가 좌초되거나 성사돼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인 애경그룹의 경우 전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합쳐도 4000억원 규모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상태 문제 등으로 KCGI는 진정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췄지만 그 리스크를 감당할 명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아시아나 인수전은 막판까지 결과를 예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진입 장벽이 큰 항공업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만큼 대기업의 막판 변심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 인수 대금은 구주 인수대금 약 4500억원에 신주 발행액, 경영권 프리미엄(20∼30%)까지 얹으면 1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까지 '통매각 방식'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매각 가격은 최대 2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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