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폴란드, '5G 안보' 협력 체결...화웨이 난항 예상

최예지 기자입력 : 2019-09-03 07:38
폴란드 바르샤바서 합의…펜스 "다른 유럽국가에 좋은 본보기" 화웨이, 폴란드 5G 진출 물건너간 듯...완전 제외 가능성 '대두'
미국과 폴란드가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보안 문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사실상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겨냥한 조치로, 이로써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공세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만나 5G 보안 기술에 협력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애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이 플로리다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방문 일정이 전격 취소됐다. 대신 펜스 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폴란드를 찾은 것이다.

이번 합의는 5G 네트워크를 침해하는 사이버 첩보활동을 막고, 미국과 폴란드 시민의 개인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했다. WSJ은 이번 합의에 화웨이가 직접 거론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화웨이를 겨냥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펜스 부통령 측은 이날 성명에서 화웨이를 언급하며 다른 나라들을 향해 "개발 중인 네트워크에 신뢰할 만한 통신사만 접속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해달라"고 촉구해, 이번 합의가 화웨이를 압박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장비에 대해 스파이 행위 등 국가안보 우려를 제기해왔다. 지난 5월엔 외부 위협으로부터 미국 정보통신을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서명한 지 하루 만에 미국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에도 올려 미국 기업들이 수출 등 거래를 하려면 사전 승인을 얻도록 했다. 5G 등 차세대 통신산업에서 승승장구하던 화웨이는 전례없던 위기에 직면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폴란드의 5G 보안 협력은 나머지 유럽 국가들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폴란드가 화웨이를 배제하는 방안을 애초 생각하고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폴란드 정보 당국이 통신망에서 스파이 활동을 탐지했다"면서 검찰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폴란드 당국은 현지 화웨이 담당자와 폴란드인 한 명을 네트워크 보안 문제와 관련해 간첩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폴란드가 미국과 5G 보안 협력에 강화하면서 화웨이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폴란드 5G 진출' 계획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올 초 미국의 전방위적인 공세에 폴란드와 중국은 화웨이의 폴란드 5G 통신망 시장 진출 등을 둘러싸고 '불안한 관계를 이어온 게 사실이다. 

사실 폴란드는 그동안 제조업과 혁신분야 등에서 중국의 투자에 열려있다며 적극 공세를 펼쳤다. 

지난 1월 화웨이 간부 직원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지만 비용적인 문제로 화웨이를 완전 제외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폴란드 최대 전신업체인 플레이(Play)는 "화웨이 설비 사용을 금지하면 제품 가격이 오르고 신기술 도입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면서 "화웨이 설비에 잠복한 안보 위협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화웨이는 자사의 폴란드 5G 이동통신망 시장 진출을 조건으로, 폴란드에 5년간 30억 즈워티(약 9129억6000만원) 투자를 제시했다. 화웨이는 앞서 폴란드에 3년간 20억 즈워티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에 투자 예정 액수를 대폭 늘린 것이었다.

한편, 폴란드에 앞서 베트남도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화웨이를 배제하고 미국과 유럽 통신장비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베트남 국방부가 운영하는 현지 최대 통신회사 비엣텔의 레 당 중 대표는 "하노이에는 에릭슨 AB 장비를, 호찌민에는 노키아 Oyj 장비를 깔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보도가 있어 더 안전한 쪽을 선택했다는 게 비엣텔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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