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만든 설치미술 가격이 수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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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8-2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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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6일까지 갤러리현대서 프레드 샌드백 개인전

프레드 샌드백, 무제, 1993/2019 [갤러리현대]

구하기 쉬운 실을 이용한 설치미술 작품이 선을 보인다.

갤러리현대는 미국 작가 프레드 샌드백(1943~2003) 개인전 ‘오방색’을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연다. 예일대에서 철학과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주로 실을 이용한 설치미술 작품을 다수 작업했다. 초기에는 고무줄 등도 활용하기도 했다.

작가의 작품들은 실을 이용한 선이 공간을 분할하는 등 공간에 대한 사색이 담겨 있다. 실 사이를 관람객이 드나들면서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을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작가는 ‘보행자 공간’이라는 개념을 지칭하면서 이 같은 일상적 장소에서 느낄 수 있는 작품과의 교감을 강조했다.

작고한 뒤 상업적으로 성공한 사례로 그가 남긴 2000점에서 3000점의 작품들은 프레드 샌드백 재단이 설계도를 보유하고 았다. 재단 이사장은 조력자로 활동한 작가의 부인 에이미 샌드백이 맡고 있다. 에이미 샌드백은 미국 현대미술 전문 월간지 아트포럼의 편집자로 오래 재직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명 등 기획 과정은 에이미 샌드백과 협의하에 이뤄졌다.

1996년작 '무제(선이 끊어진 다각형 작품)' [갤러리현대]

작가의 실로 구성된 설치미술 작품들은 전시 후 폐기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작가가 실 작품에 직접 색을 칠한 1996년작 '무제(선이 끊어진 다각형'만 남게 된다. 이 작품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흰색 실에 검은색과 노란색 아크릴 물감을 칠해 5개의 꼭짓점을 찍어 벽에 설치한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은 설계도대로 설치하는 곳에 맞게 제작을 하게 된다. 작품 제작을 위해 수십 년간 해당 작품을 설치한 이태리 출신 작업자가 작업을 한다. 바닥에 구멍을 뚫고 도구를 이용해 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치가 진행된다. 이렇게 설치하는 작품마다 재단은 보증서를 발행하고 설계도를 제공한다. 판화와 같은 작품 에디션은 따로 없다.

작가가 직접 설치하지 않은 작품을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손유경 갤러리현대 과장은 “개념미술의 하나로 보고 작가가 만든 설계도를 재단에서 제공해 작품을 그대로 설치하기 때문에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93년작으로 2019년 설치된 ‘무제(7개 부문으로 이뤄진 조각 작품)’는 바닥과 천장에 다양한 각도로 연결된 실로 1993년 뉴욕 논란에크맨갤러리 전실를 위해 작가가 제안했지만 실제 설치로 이어지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 설치된 작품이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의 가격이 2억원에서 3억원에 이르고 구겐하임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대영박물관, 퐁피두센터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무제(선이 끊어진 다각형 작품)'의 경우 복제 생산이 어려워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 중 최고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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