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할 역사] 日 위안부 피해 상징 '평화의 소녀상'에 담긴 숨겨진 의미

정혜인 기자입력 : 2019-08-15 00:00
8월 14일, 일본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2019년 8월 15일 우리나라는 광복 제74주년을 맞이했다.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1948년 8월 15일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이다.

광복절에는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 등 애국지사의 숭고한 뜻을 기린다. 그런데 독립운동가 이외 우리가 광복절에 잊지 말아야 할 분들이 또 있다. 바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 위안부로 강제동원 된 어린 소녀들이다.

지난 2013년부터 관련 단체들은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정하고 연대집회를 여는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는 2017년 12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 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각종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8월 14일은 1991년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 공개 증언한 날이다. 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은 서울 용산구 용창동에 있는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시민단체, 학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평화의 소녀상’이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짧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나타낸 높이 130cm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민간단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중심이 돼 서울 종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처음 설치돼 국내외로 퍼졌다.

그렇다면 ‘평화의 소녀상’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끌려갔던 14~16세 모습을 표현한 ‘평화의 소녀상’은 머리카락, 손짓, 주먹 쥔 손, 빈 의자 모두 각자의 숨겨진 의미가 있다.
 

평화의 소녀상. [사진=김운성 작가 제공]


◆소녀상 옆 빈 의자
먼저 소녀상 옆에 놓인 빈 의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일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빈자리를 표현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할머니들의 고통을 공감해 함께 싸워나가야 하는 오늘날 우리의 역할을 담은 자리를 표현한 것이다.

◆거칠게 잘린 소녀의 머리카락
소녀상을 머리부터 살펴보면 거칠게 잘린 머리카락이 눈에 띈다. 조선 시대에는 몸이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를 중시해 머리카락도 함부로 자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소녀상의 머리카락이 거칠게 잘려있다는 것은 일본 정부로 인해 부모와 고향으로부터 강제로 단절됐다는 것을 상징한다.

◆소녀 어깨 위의 작은 새
새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한다. 또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영적으로 이어지는 ‘영매(靈媒)’의 상징이기도 한다. 이런 새가 소녀의 어깨에 있다는 것은 먼저 세상을 떠난 피해자 할머니들과 남아서 투쟁하는 할머니들의 연결을 뜻한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 할머니는 20명이다.

◆소녀의 꽉 쥔 두 주먹
소녀상의 두 손은 주먹을 꽉 쥔 채 다리 위에 올려져 있다. 이는 위안부 강제노역 사실을 부인하고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는 일본에 맞서 강력히 싸우겠다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일본은 10대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소녀들을 강제로 위안부로 끌고 갔지만,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본군 위안부 사실조차 부인하고, ‘평화의 소녀상’을 ‘더러운 소녀상’이라는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유명 만화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작가 사다모토 유시유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더러운 소녀상”이라고 적고,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주전장’을 비난한 글을 적어 논란이 됐다.

◆발꿈치가 들려 있는 맨발의 소녀
소녀의 맨발은 도망가지 못하도록 신발을 빼앗긴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들려 있는 발꿈치는 해방 이후 고향에 돌아왔지만,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 때문에 편히 정착하지 못한 할머니들의 설움을 의미한다. 또 한국 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고향에 정착하지 못하고 마음 편히 발 디딜 곳 없는 할머니들의 상황과 서러움도 담겼다.

◆소녀상의 할머니 형상 그림자
소녀상 바닥에는 소녀상의 그림자가 새겨져 있다. 이 그림자는 소녀가 아닌 허리가 휜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오랜 시간 풀리지 않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과 가슴앓이 그리고 고통스러운 삶을 표현한다.

◆할머니 형상 그림자 속 ‘하얀 나비’
소녀상 그림자 속 심장 부근에는 ‘하얀 나비’가 새겨져 있다. ‘나비’가 환생을 의미함에 따라 이는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다시 태어나 한을 풀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아주경제 / 자료=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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