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시…허미정, 우승 후 남편과 키스 “시아버님 약속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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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9-08-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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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2014년 우승 이어 2019년 스코틀랜드오픈서 정상

  • 지난해 결혼 후 남편·시아버지 응원 속에 우승 세리머니


지난 시즌 허미정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9개 대회에서 컷 통과에 성공한 12개 대회에 불과했고, 최고 성적도 마이어 클래식 공동 21위였다. ‘톱10’은커녕 20위 이내에 이름을 한 번도 올리지 못했다.
 

[허미정이 남편과 포옹하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겹경사를 만들지 못해 아쉬웠다. 허미정은 공교롭게 지난해 1월 웨딩마치를 울렸다. 결혼 준비를 하느라 연습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허미정은 올해 초 KIA 클래식에 출전해 “좋은 가정을 꾸리면서 최근 스윙에도 자신감이 생겨 이번 시즌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정이 5년 만에 다시 웃었다. 루키 시즌인 2009년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이룬 뒤 2014년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을 제패한 허미정은 또 다시 5년 만인 올해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허미정은 1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베리크의 르네상스클럽(파71)에서 악천후 속에 열린 LPGA 투어 스코틀랜드오픈(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쓸어 담으며 보기는 1개로 막아 5언더파 66타를 쳤다. 허미정은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를 기록하며 공동 2위 이정은6과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이상 16언더파 268타)을 4타 차로 넉넉하게 따돌리고 우승했다.

특히 마지막 날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에서 얻어낸 결과라 더 값졌다. 허미정은 대부분 선수들이 타수를 줄이지 못해 애를 먹고 있을 때 9~12번 홀에서 4연속 버디 쇼를 펼치며 우승의 쐐기를 박았다. 사실상 우승을 확정한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챔피언 퍼트를 버디로 장식했다.

5년 만에 우승이 확정된 순간 허미정은 환한 웃음으로 감격했다. 경기 내내 떨리는 마음으로 따라다니던 그의 남편도 그린으로 내려와 우승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남편은 허미정과 뜨겁게 포옹한 뒤 볼에 가볍게 키스하며 축하했다. 경기를 마친 뒤 허미정은 "너무 오랜만에 우승"이라며 "남편도 같이 와 있어서 기쁨이 두 배"라고 고마운 마음을 담았다. 

 

[5년 만에 다시 우승컵을 품에 안은 허미정.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허미정은 “마지막 라운드에 챔피언 조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며 겸손하게 말한 뒤 “최대한 경기를 즐기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매 샷 집중하면서 친 것이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에게는 매우 결정적인 동기부여도 있었다. 든든한 후원자로 나선 시아버지의 약속이었다. 허미정은 “올해 초에 시아버지가 우승하면 집을 사주시겠다고 하셨다”고 귀띔하며 “아버님 말씀 덕분에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웃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상금 22만5000 달러(약 2억7000만원)를 받은 허미정은 시아버지를 위한 두둑한 선물부터 준비해야 할 판이다.

텍사스로 돌아가 가족과 휴식을 취할 허미정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더 얻어서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5년 뒤가 아닌 빠른 우승 소식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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