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日 수출규제 대응, 정부·환경단체 왜 일제히 ‘방사능’ 문제 삼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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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19-08-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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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정부, 일본산 석탄재 등 일본 수입품 방사능 검사 강화

  • 방사능 곧 '안전' 문제, 일본 정부에 큰 타격

  • 2020년 도쿄 올림픽,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방사능 문제 '아킬레스건'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로 인한 위험은 없는지 철저히 확인하라."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우리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방사능'이었다. 일본 수입 물품과 관련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미 우리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농수산물에 대해 최고 수준의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산 중금속이나 미생물 중 과거에 방사능이 검출된 이력이 있다면 검사 횟수와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산품도 검사 표본을 지금보다 2배 이상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 환경부는 일본산 석탄재 폐기물, 폐플라스틱, 폐고철 등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전수조사하는 방식으로 통관을 강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 시멘트 회사들이 부원료로 사용하는 석탄재 폐기물의 경우 그동안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해 왔다면, 앞으로 정부가 직접 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사능은 곧 '안전' 문제로 직결된다. 일본산 먹거리 등 수입품에 방사능 검사를 강화한다는 조치만으로도 일본 정부에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방사능 문제가 아킬레스건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배제하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일 "국민의 안전과 관련한 사항은 관광, 식품, 폐기물 분야부터 안전 조치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하려는 계획이 밝혀지자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부각된 '불안한 국가' 이미지를 내년 도쿄 올림픽을 통해 '안전한 나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성화봉송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20㎞ 떨어진 지점에서 시작되고,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가 약 70㎞ 떨어진 지점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내외적으로 안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이번에는 외신들과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 BBC는 후쿠시마 인근의 성화봉송과 경기 개최에 대해 "일본 정부가 방사능에 대한 안전을 과시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더네이션은 '후쿠시마는 올림픽을 치르기에 안전한가'라는 기사를 통해 "1호기 원전에서 불과 55마일 떨어진 곳에서는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가 열릴 예정이고, 올림픽 성화는 이 고(高)오염 지역 일부를 통과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최근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하려는 계획을 꼬집었다.

숀 버니 그린피스 원자력 선임전문가는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은 후쿠시마 해역은 물론 태평양 연안 국가까지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행위"라며 "특히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우리 정부는 올림픽 선수촌 식당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식자재로 공급하려는 일본 정부의 방침도 문제 삼기로 했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20~24일 도쿄에서 열리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단장회의에서 일본 정부로부터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올림픽 주요 참가국들과 이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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