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석달째...中신화통신 "제 분수도 모르고 덤비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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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8-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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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첫 주말에도 대규모 홍콩 시위...친중파 VS 반중파 맞불 집회

  • 경찰에 벽돌·우산 던지고 방화 시도…오성홍기도 바다에 버려

  • 렁춘잉 전 홍콩 행정장관, 시위대 검거 위해 현상금 내걸기도

"개미가 나무를 흔들려고 하는데, 제 힘을 모르는 게 가소롭다.(蚍蜉撼大樹,可笑不自量)."

3일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이 지난 6월 초부터 벌써 석달 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해 내놓은 평론의 내용이다. 통신은 "홍콩 시위대가 자신의 역량도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큰일을 계획하려고 한다"며 비난했다.

8월 첫 주말인 3일에도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유명 쇼핑 구역인 몽콕 지역에서 진행된 반정부 집회에 주최 측 추산 12만명, 경찰 추산 4200명이 참여했다. 송환법 반대 집회에 맞서 친중파 진영도 이날 빅토리아 공원에서 9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경찰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를 진행했다.

경찰은 당초 안전 상 이유로 행진을 불허했다가 시위 주최 측이 경로를 변경하자 이를 허가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승인 받은 경로를 넘어 주요 상점가 도로와 터널을 봉쇄하고 경찰서를 포위했다. 일각에선 부둣가 게양대에 걸려있던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지고, 경찰을 향해 우산과 벽돌 등을 던지는 등 시위가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맞서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은 "홍콩 반대파나 과격분자들이 뒤흔든다고 해서 일국양제(一國两制·한 국가 두 체제)라는 위대한 사업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면서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들거나 원칙을 훼손하는 사람이 있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이어 통신은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시위의 이러한 행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홍콩 시민들이 일부 과격분자와 폭력의 '본질'을 깨닫고 일국양제 원칙을 수호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부 홍콩시민들이 4일 새벽 바다에 버려진 오성홍기를 건져내 국기게양대에 걸었다. [사진=환구시보 웨이보 캡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일부 시위대가 국기게양대에 걸려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집어던진 사건을 집중 조명하면서 "홍콩 시위대의 이러한 행동은 국가 주권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홍콩 시위는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면서 "베이징은 홍콩 정세에 간여하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존중하겠지만 반대파와 외부세력에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튿날 새벽 일부 홍콩시민들이 바다에 버려진 오성홍기를 건져내 국기게양대에 걸었다"면서 "이들의 애국심을 본받아야 한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사진=렁춘잉 전 홍콩장관 SNS 캡처]

이와 관련,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는 일부 과격분자들이 불법 폭력으로 사회 안정을 파괴했다고 규탄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4일 새벽 긴급 성명을 통해 "과격분자들이 홍콩을 무법천지로 만들고 폭력으로 사회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어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홍콩 정부는 경찰의 엄정한 법 집행을 지지하고 모든 폭력 행위를 제지해 하루빨리 사회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렁춘잉(梁振英) 전 홍콩 행정장관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들 시위대 검거를 위한 제보에 100만 홍콩달러(약 1억5000만원)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현상금은 오성홍기를 끌어내린 시위대가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지급된다.

렁 전 장관은 "중국을 모욕하거나 경찰관에 도전하거나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시위자를 경찰이 체포하는 것을 돕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한편, 시위대는 4일 동부 외곽지역인 청콴우 등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5일엔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이번 홍콩 시위를 폭력과 불법으로 규정하며 군 투입과 계엄령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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