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홍콩 시위대, 사태 심각성 인식 못해...좌시하지 않을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예지 기자
입력 2019-07-30 08:3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中 홍콩·마카오 판공실 22년만의 첫 '기자회견'

  • 환구시보 "시위대 '법치 넘을 수 있다'고 오판"

"홍콩 특구정부와 경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지지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줬다. 부드럽고 차분한 말투였지만, 그것이 전달한 신호는 아주 명확했다. 약 50일간 지속된 폭력 시위에도 중국 당국이 흔들리지 않았고, 일국양제(一國两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다."

3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이하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이 전날 홍콩 내정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해 내놓은 사평의 내용이다.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전날 1997년 홍콩 중국 반환 이후 처음 홍콩 내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력히 비난하는 한편, 홍콩 정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그만큼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이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환구시보는 "베이징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단호한 모습을 보여도, 홍콩 시위대는 '40분간의 기자회견이 시간낭비였다'며 계속된 투쟁을 예고했는데, 이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법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법치와 사회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홍콩 시위는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면서 "베이징은 홍콩 정세를 간여하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홍콩이 고도의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존중하겠지만 반대파와 외부세력에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외부 세력과 홍콩 폭력 시위자들이 결탁해 홍콩을 흔드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홍콩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재차 경고한 것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홍콩 과격분자들이 현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홍콩 과격분자들이 폭력 시위를 계속해서 감행한다면 결국 다치는 건 자기 자신뿐이라고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 홍콩 시위가 더 격화될 경우 더는 묵과하지 않고 강경 대응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사진=인민일보 해외판 캡처]

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 고정칼럼 망해루(望海樓)도 30일 "홍콩 당국은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다스려, 홍콩 사회를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오게 하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직면해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폭력은 폭력이고, 위법행위는 위법행위"라면서 "폭력 행위를 합리화해선 안 되고, 문명·법치사회는 폭력을 용인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홍콩 시민들의 지지도 촉구했다. 홍콩 과격분자들의 악행을 함께 성토하고, 이들이 홍콩 사회를 해치는 것을 저지해주길 바란다고 신문은 밝혔다. 시시비비를 가려 홍콩 경찰은 물론, 유관 부서와 사법 기관이 법에 따라 폭력·위법 행위를 다스릴 수 있도록 지지하길 바란다고도 부연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신문은 "중국은 캐리 람 행정장관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캐리 람 장관이 홍콩 정부를 이끌며 폭력 범죄를 처벌하고 법치를 수호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홍콩 정부가 각계 의견을 수렴해 송환법 개정을 유예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도 "중국 중앙정부는 지지와 존중, 이해를 표명한 바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재확인했다.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 관영 매체인 인민일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 등도 이날 일제히 홍콩 시위대의 폭력성을 비난하면서 홍콩 정부를 옹호하고 나섰다. 이들은 "국가 주권과 안보를 해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8주째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시위대는 지난 21일에 이어 28일에도 홍콩 주재 베이징 연락사무소를 공격하는 등 중국 정부를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특히 28일에는 홍콩 센트럴 지역의 차터 가든에서 벌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대형 성조기와 영화 '어벤져스'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인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든 시민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송환법으로 촉발한 홍콩 시위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노골적으로 친미 성향을 드러내는 홍콩 시민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