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최악의 20대 국회…기본은 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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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9-07-1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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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정계 개편 등 굵직굵직한 정치적 이벤트가 많았다. 3당 체제로 시작했던 20대 국회는 ‘협치’를 화두로 내세웠지만 의정 성적표는 ‘최악’이라는 평가다.

20대 국회를 결산하는 차원에서 각 의원들의 법안 대표발의 및 상임위원회, 본회의 출석률을 정리했다. 결론은 ‘일 하는 사람은 일 하고, 안 하는 사람은 안 한다’는 것이었다. 법안 발의를 100건 이상 하고 상임위·본회의 출석률이 90%를 넘긴 의원은 30명에 못 미쳤다. 전체의 10%도 안 되는 셈이다.

법안 대표발의가 0건인 의원도 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대표를 지낸 6선의 중진 의원이다. 김 의원 측은 앞서 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입법활동은 별로 안 했지만 활발한 토론 등을 많이 하며 정치의 새 길을 모색해 왔다”고 해명했다. 그의 이전 활동을 찾아봤다. 19대 국회, 18대 국회, 17대 국회에서도 그의 법안 대표발의는 10건에 못 미쳤다.

다른 중진 의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은 ‘중진은 중진의 역할이 있다’고 해명한다. 흔히 꽉 막힌 국회를 풀어나가는 해법을 중진들에게 기대하지만, 패스트트랙 정국부터 시작된 최악의 국회 ‘스톱’ 상황에서 역할을 한 중진들은 보이지 않았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20대 국회에 첫 입성한 기 의원은 법안 발의는 107건, 상임위 출석률은 100%다. 본회의 출석률도 97%다.

어떤 마음으로 의정에 임했는지 물었다. 그는 “그냥 기본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의정 성적표가 뛰어나다고 얘기했더니 “그런 수치들이 기사화되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했다. 수화기 너머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이 진행 중이었다. 그는 “본회의장이라 통화를 길게 하기 어려우니 양해해달라”며 전화를 끊었다.

오는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국정감사와 예산안을 처리하면 정치권은 선거 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총선이 시작되면 후보자들은 저마다 열심히 일하겠다며 공약을 쏟아낼 것이다. 출마를 하고자 하는 현역 의원들은 한번쯤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기본은 했는지’를···.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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