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외에는 관심 없다" 미래 예측한 손정의 회장의 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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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19-07-0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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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한국의 미래는 AI에 있다는 발언을 함에 따라 손 회장의 투자 전략과 어떤 AI 기업에 투자를 했는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손 회장은 전 세계 투자 업계의 큰 손이다. 그의 투자 전략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시장점유율이 50~80%에 달할 정도로 높고 전 세계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초기 성장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소프트뱅크 벤처스'다.

비전펀드는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28%)가 지난 2017년 사우디 국부펀드(45%), 아부다비 국부펀드(15%), 글로벌 IT 기업(5%) 등과 함께 1000억달러(117조원) 규모로 시작한 투자전문기업이다. 설립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초기 운용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투자액의 60% 이상을 투자 완료한 상태다.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는 80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전펀드 투자 결정은 펀드투자심의위원회의 정밀한 기업·시장 조사를 거쳐 손 회장이 직접 내린다. 손 회장이 회사의 CEO와 1:1로 면담을 진행한 후 투자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사람이 가진 '비전'을 중요시 여기는 손 회장만의 투자 방식이다.

손 회장의 핵심 투자 전략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승자 독식이다. 시장 점유율이 50~80%에 달하는 기업이라면 설령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더라도 과감하게 투자한다. 회사 규모를 키워 시장을 장악하면 그 동안의 손해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버, 디디추싱, 위워크, 쿠팡 등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에 꾸준히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주요 투자기업.[사진=아주경제DB]


손 회장이 투자하는 기업을 고를 때 중요시 여기는 것이 하나 더 있다. AI 기업이거나,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업으로 변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AI 중심 신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연합군 전략'이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비전펀드의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미래는 AI를 거머쥔 자가 지배한다"며, "같은 목표(AI 시대)를 가진 기업가들의 연합군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전펀드는 AI 업계의 큰 손이다. AI의 두뇌인 AI 가속기를 만드는 'ARM', RPA(로봇처리자동화) 업계의 양대산맥인 '오토메이션애니웨어' 등 순수 AI 기업뿐만 아니라 우버와 같이 자율주행차를 연구 중인 기업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자율주행차 업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GM의 자회사 '크루즈'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ARM의 경우 손 회장은 단순 투자를 넘어 36조원에 인수한다는 결정까지 내렸다.

AI 시대를 장악하기 위한 손 회장의 계획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손 회장은 지난 5월 9일 소프트뱅크 결산발표 기자회견장에서 "비전펀드와 비슷한 규모(100조원)의 펀드를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며, "새 펀드는 AI 관련 기업 투자에 특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비전펀드와 달리 시장 영향력을 보지 않고 순수 AI 기술력만 보겠다는 설명이다. "AI 기업 외에는 관심 없다"를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손 회장다운 포부다.

소프트뱅크 벤처스를 통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비전펀드처럼 손 회장이 직접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AI 기업을 우선시한다는 투자 전략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수아랩, 루닛, 매스프레소, 토모큐브, 하이퍼커넥트 등 많은 국내 AI 스타트업이 소프트뱅크 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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