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도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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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06-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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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이 전환기를 맞았다.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V50이 5G와 폴더블폰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5G 스마트폰 'V50 씽큐(ThinQ)'는 지난달 10일 국내 출시 후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을 완판하며 30만대가량 판매됐다. LG전자 스마트폰 중 2014년 'G3' 이후 최고의 흥행이다.

시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선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9에서 V50 씽큐가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다. 

당시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하며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LG전자는 탈착식 디스플레이를 내세워 한참 뒤쳐진 기술을 선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는 지난 4월 디스플레이 결함이 발견되며 출시가 지연됐고, 7월 출시를 예고했던 화웨이 '메이트X'는 P-OLED 패널 개선 작업에 돌입하며 9월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폴더블폰 출시가 늦어지면서 관련 시장 수요를 LG전자의 듀얼 스크린이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V50 씽큐는 스마트폰에 스크린을 끼우면 2배 넓은 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평소엔 스마트폰 사이즈로 사용하다가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볼 때 큰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이달 말까지 듀얼스크린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듀얼 스크린은 넓은 의미의 폼팩터라고 볼 수 있는데 폴더블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며 "V50 씽큐는 폴더블폰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스크린을 붙였다 뗐다 할 수 있어 폴더블폰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사진=LG전자]

V50 씽큐가 5G 스마트폰으로 출시되며 이동통신사들이 공시지원금을 공격적으로 지원한 것도 LG전자 스마트폰 저변을 확대해 준 요인이다. 국내 시장에서 초기 5G시장 대응이 가능한 업체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뿐이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역시 LG전자 스마트폰에겐 새로운 기회다. 화웨이는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시장 3위 업체다. 유럽·아시아 시장에서 등에서 일부 점유율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폴더블폰이 예정대로 6월쯤에 나왔다면 V50이 이만큼 판매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폴더블폰 출시 난항과 화웨이 제재 등이 더해지며 LG전자에겐 천운이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선전하면서 2분기 M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도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3185억원에 달했던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는 올 1분기 2035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2분기부터는 1000억원대로 적자폭이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LG전자는 올해 4분기에 스마트폰 생산 거점을 평택사업장에서 베트남으로 옮겨 인건비 등 비용 절감에 나서기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제품 효과로 매출액이 증가하지만 마케팅 비용 집행도 동반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비용 감소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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