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피스 지분 재매입 계획 2014년부터 마련…이재용 직접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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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19-06-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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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혜련 의원,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 공소장 확보

삼성그룹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려고 바이오젠의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지분을 살 수 있는 권리) 행사 이후 에피스 지분 재매입 방안 등을 마련해둔 정황이 드러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매입 계획에 직접 관여한 정황도 검찰이 확보했다.

26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56)의 공소 사실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바이오젠이 에피스 콜옵션을 행사한 뒤 에피스 지분을 되사올 때 필요한 자금 마련 방안을 검토·자문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손꼽히는 재무 전문가다.

미국 바이오회사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자회사 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콜옵션으로 에피스 주식을 49.9%까지 취득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삼성이 2014년 말부터 삼성전자 내부에 ‘지분재매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콜옵션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파악했다. ‘오로라 프로젝트’로 불린 이 계획은 안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56) 책임 아래 이뤄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본사. [연합뉴스]


이 부회장이 직접 지분 재매입 계획에 관여한 정황도 확인됐다. 2014년 11월 고한승 에피스 대표가 이 부회장에게 지분 재매입 계획을 보고한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과 이듬해인 2015년 6월 이 부회장이 바이오젠 부회장과 통화하며 재매입 계획을 논의한 내용을 담은 자료 등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4월 공시한 2015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며 회계처리 기준을 바꿨다. 삼성바이오가 보유한 에피스 지분 가치는 29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뛰었다.

이후 분식회계 의혹이 나오자 삼성바이오 측은 콜옵션에 따른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우려’를 분식회계가 없었다는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앞서 삼성과 바이오젠의 콜옵션 계약 수정 협상이 결렬되고, 에피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 계획을 포기한 상태에서 지배력이 떨어질 만한 요인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삼성 지분재매입TF는 분식회계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가시화하자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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