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폭주하는 최저임금 논쟁, 소방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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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9-06-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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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현상철 기자]

민주주의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다. 줄다리기 논의는 계속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과장된 몸부림이 보이기도 한다. 최저임금도 매년 이러했다. 결과가 얼마나 수용 가능했고, 다수의 이익을 좇았는지는 몇 개의 통계자료로 설명하긴 힘들다. 그러나 이 논의는 매년 계속됐고, 지속되기에 과거 우리의 결정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졌는지 유추할 수는 있을 것이다. 공동체를 위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상대 측을 이해)하는 것은 논의를 이끌어가는 대화 참여자들의 전제다.

논의 주제가 실제 내 삶에 직접 영향을 줄 때, 논의 과정은 격해진다. ‘돈’ 문제라면 더욱 그러하다. 최저임금에 촉각을 세우는 이들은 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같은 사회적 약자이고, 알바생‧취준생‧고령자 같은 저임금 노동자이기도 하다. 매일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자신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좁혀질 수 없는 양측이 논의 끝에 합의에 이르는 최저임금은 휘발성이 강하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가 먼저 힘듦을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여성경제인연합회 등 15개 단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애원에 가까운 동결을 주장했다.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1988년 이후 동결‧인하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저임금 노동자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단체’가 분명치 않지만, 노동에 대한 보상이 적다고 싫어할 이는 없어 보인다. 들리지 않는 ‘을의 동상이몽’이다.

문제는 약자의 삶에 깊숙이 자리한 최저임금을 무기로 대화 참여자들의 ‘전제’를 흔들려는 이들이다. 매 분초 여론에 귀를 세우는 정치권, ‘돈’ 문제가 얽힌 이익집단, 공약이행에 대한 강박 등이 대표적이다. 특정할 수 없는 이들은 매년 금방 타오르는 예리한 칼의 검파를 쥐기 위해 갈등을 부추기는 듯하다. 올해는 ‘외국인 임금 차등 적용’이라는 돌발 상황까지 더해져 안팎을 더욱 흔들었다. 이상한 건 모두의 걱정이 ‘경제’로 동일하다. 의견이 아닌 비난과 비판이 폭주하는데, 이를 진정시키고 논의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해줄 소방수는 올해도 없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양측으로 갈라선 ‘특정할 수 없는 이들’은 아마 미간에 주름을 내고 상대 측을 비판하며 한국경제가 큰일났다고 호들갑을 떨 게 분명하다. 이를 ‘합의점을 찾아가기 위한 고난’으로 과연 누가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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