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SWOT 21] 하림그룹, 일감몰아주기 논란…신성장 동력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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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19-06-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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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식품기업 도약…수직계열화 강점, 펫푸드시장 도전

  • 하림USA 투자로 자금부담…승계작업 마무리, 지배구조 정리 필요

[하림지주 익산 본사. 사진=하림그룹]

[데일리동방]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15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주요 기업의 산적한 과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3~4세 시대 개막과 경영권 문제,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제품 경쟁력 회복 등 내부의 약점과 외부 위협을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데일리동방은 대기업집단을 SWOT(강점・약점・기회・위협)으로 구분해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하림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역할을 하던 제일홀딩스의 하림홀딩스 흡수합병으로 하림지주를 출범시켰다. 합병 영향으로 김홍국 회장 등 주요주주의 하림지주 지분율은 하락했지만 특수관계인 포함시 최대주주 지분율은 50%가 넘는다.

승계작업은 지난 2012년 김 회장이 올품 지분 100%를 아들 김준영씨에게 넘기면서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품은 한국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인베스트먼트는 하림지주 지분 19.98%를 갖고 있다.

◇강점: 지주체체 안정···끝없는 확장력

하림그룹은 지난 2011년 지주사업을 개시했다. 당시 그룹 매출액은 약 4조원에서 2014년 5조원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을 보이면서 지난해는 8조6000억원(해외포함)을 기록하며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에 포함됐다.

이 기간 동안 성장스토리는 ‘글로벌’과 ‘확장력’으로 표현된다. 사료부문에서는 지속 문을 두드렸던 중국은 물론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2013년에는 하림식품(종합식품사업)을 설립했으며 2016년에는 하림산업(도시첨단물류단지)을 출범시켰다. 지난해에는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기공하는 등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하림그룹은 사료와 돈육(제일사료, 선진, 팜스코), 육계(하림, 올품, 한강씨엠) 등 축산 관련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2015년에는 팬오션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해운물류 사업을 추가했다. 유통부문은 NS쇼핑이 담당하고 있다. 사업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면서 종합식품기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그룹 실적 변동성도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단일지주체제를 출범하면서 그간 얽히고설킨 출자관계 해소의 종지부를 찍었다. 사실상 하림그룹 숙원이기도 했던 안정적 지주체계를 갖추게 된 것이다. 다만 하림지주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 있지 않아 향후 추가 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점: 과도한 팬오션 비중...부진한 미국 사업

2018년 기준 하림지주 매출액과 영업이익 중 팬오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9%, 58% 수준이다. 해운업 특성상 그 규모가 큰 만큼 그룹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시황변화에도 민감하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인수된 이후 꾸준한 외형성장과 안정적 수익성을 기록했다. 그러나 해운업 시황이 악화되면서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5.4% 감소한 5348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 증가한 45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외비용이 크게 늘면서 당기순이익은 22.8% 급감했다.

오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와 전 세계 벌크선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시황은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해운업 특성상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미국시장에서 부진도 부담이다. 하림그룹은 지난 2011년 알렌패밀리푸드를 인수하기 위해 하림USA를 설립했다. 하림USA 지분은 하림 33%, NS쇼핑, 19%, 팜스코 19%, 선진 19%, 하림지주 1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들이 출자를 한 가운데 하림USA는 지난해 3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자금수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공장 신설과 이전 과정에서 가동률이 낮아지고 시장점유율도 하락했다. 아직까진 그룹 내 큰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지만 하림그룹 입장에서는 ‘아픈 손가락’이다. 향후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금부담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기회: HMR·펫푸드 산업 성장

하림그룹은 ‘공유주방’ 사업을 통해 하림식품과 하림산업을 활용할 계획이다. 하림식품이 생산한 간편식(HMR) 상품을 하림산업 물류센터를 통해 수도권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HMR은 외식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지속 성장했다.

국내 HMR시장은 약 4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평균 두자릿수가 넘는 성장률이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사업자까지 관련 제품 개발과 유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경쟁심화는 우려요인이지만 하림그룹은 사료공급, 양돈, 식육, 유통까지 수직계열화를 갖추고 있어 수급조절 측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림그룹은 펫푸드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력 담당 기업인 하림펫푸드는 제일사료가 모기업이다. 사료부문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애완동물시장 성장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먹거리 문제는 민감하기 때문에 고객 확보가 쉽지 않다. 인지도를 알리기 위함도 있지만 국내외 주요 음식료, 유통 업체들도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출혈이 예상된다.

◇위협: 일감몰아주기 논란, 신성장 동력 제약

하림그룹이 펫푸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렵다. 단순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 하림펫푸드 모회사인 제일사료는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이지만 그 시점은 오리무중이다. 이는 일감몰아주기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준영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올품은 지난 2017년부터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후 작년부터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왔다.

김씨는 제일사료 지분 11.89%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88.11%로 최대주주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서 상장심사에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IPO를 통해 제일사료가 자금을 조달하고 자회사인 하림펫푸드 성장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 무산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신성장 동력이자 하림그룹의 강점인 수직계열화 모두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이미 수많은 경쟁자들이 관련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가운데 하림그룹 입장에서는 새 판을 짜야하는 경우의 수도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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