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여행업 활성화 진입장벽 낮춰서는 안된다... 경쟁력 강화 정책 필요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입력 : 2019-06-20 08:25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여행업계가 올겨울 다가올 ‘한파’에 벌써부터 떨고 있다. 추위가 아닌,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시행될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몰고 올 여파 때문이다.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업과 별도로 관광안내업을 신설하고 여행업과 관광안내업체 등록 자본금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종합여행업의 자본금 등록요건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추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틈새시장형 소규모 창업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이미 여행업계가 포화상태라는 점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KT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행업 등록건수는 2만2575건으로 직전 분기보다 31건 증가에 그쳤다. 최근 수년간 매 분기 수백 곳이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성장이 멈춘 것이다.

여행업계가 일자리 확대와 여행업 활성화라는 좋은 취지의 정부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한계점을 지적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과당경쟁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2016년 전국 여행업체 수는 1만6000개 수준이었으나, 이듬해 3000개가 넘게 증가해 1만9000개를 넘어섰다. 2018년에는 2만개를 돌파하면서 '레드오션'으로 전락했다. 그 배경에는  2016년부터 종합여행업의 자본금 등록요건이 2억원에서 현재 1억원으로 낮아진 데 있다.

결국 이는 소형업체는 물론 중견업체들의 폐업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대표적으로 아만투어, 크리스타, 굿메이트(호텔조인), 더좋은여행, 이온누리여행사, 탑항공, 에스앤엘컴퍼니, 투어문코리아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적어도 500개 이상의 여행사들이 과당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문을 닫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해당 업체들은 공지를 통해 "여행업체 간의 과도한 경쟁과 대형 여행사의 지속적인 부도 여파로 인한 기존 예약 고객 캔슬, 영업 저조, 마케팅 비용 인상 등의 원인이 큰 문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제는 여행업계가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와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스카이스캐너 등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들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여행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일례로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리포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해외여행객들이 숙박권 구입 시 글로벌 OTA를 이용한 직접 예약 비중은 83.6%였다. 국내 여행사는 7.4%에 그쳤다. OTA 항공권 예약 점유율은 27.2%에 달한다. 19%인 국내 여행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는 단순히 여행사들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여행사의 폐업 행렬이 이어지던 지난해 말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전체 민원 중 41%가 여행사 부도 관련 상담이었을 정도다.

현재까지도 폐업한 일부 여행업체들을 이용했던 소비자들의 금전적·정신적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심사를 거쳐 피해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여행사들의 보증보험액보다 피해 금액이 대부분 더 크기 때문이다. 중견기업들도 문을 닫는 상황에서 경영 기반이 취약한 소형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경우, 이 같은 악순화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실질적인 활성화 정책을 내놓길 바란다. 여행업계의 활성화는 진입장벽을 낮추는게 아닌 여행업을 안정되게 운영할 수 있는 여건 조성 즉, 여행업 경쟁력 강화 정책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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