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박스오피스 수입 9년만에 '뚝'...무역전쟁 여파에 지갑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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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6-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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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월 박스오피스 6.35% ↓...관객 수도 전년同比 1억명 ↓

  • 中 "경기둔화 여파 아냐...정책 및 소비 패턴 때문"

중국에서 올 들어 5월까지 영화 박스오피스 수입이 9년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인들이 영화 관람을 줄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영화 박스오피스 분석기관 마오옌(貓眼)을 인용해, 올 1~5월까지 영화 박스오피스 수입(서비스 비용 제외)이 249억4100만 위안(약 4조2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5%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화를 본 관객 수는 6억890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억명 줄었다. 중국 박스오피스 수입과 관람객 수가 모두 감소세를 보인 건 2011년 이래 9년 만의 처음이다. 

박스오피스 수입을 도시 규모별로 보면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의 경우 0.65% 감소에 그쳤지만 2,3,4선 도시감소 폭은 각각 4.52%, 5.07%, 7.55%를 기록했다. 영화 관람객 감소가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중소 도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다. 

최근 중국인들은 영화 관람을 비롯해 당장 급하지 않은 소비를 줄여나가는 추세가 뚜렷하다.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경기가 둔화함에 따라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늘었다. 이는 전달 증가율인 7.2%는 물론 시장 예상치인 8.2%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2017년과 2018년 소매판매 증가율이 각각 10.2%, 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올해 소비 지표가 전년보다 더 악화될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사진=바이두]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만 보고 단편적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경기 둔화 여파가 아닌, 중국 정부 정책과 중국인 소비 패턴 변화로 박스오피스 수익이 떨어졌다는 게 이유다.

왕칭이(王青亦) 중국 전매대학(傳媒大學) 문화발전연구원 부교수는 "최근 온라인으로 영화를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어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영화계를 상대로 한 세무질서 관리 강화작업을 나선 것도 박스오피스 수입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매우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오빈(趙斌) 치원(慈文)미디어 부회장 역시 "그동안 중국 박스오피스는 무리한 마케팅과 보조금 지급 등의 효과가 컸다"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진통을 겪겠지만 이를 통해 중국 영화시장이 보다 건강해진다면 향후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중국 당국이 애국주의를 외치는 동시에, 언론 검열은 물론 영화 산업 규제를 강화해 창의적인 중국 작품이 사라지는 것도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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