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의눈]미국과 홍콩에 멍든 시진핑, 20일 깜짝방북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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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논설실장
입력 2019-06-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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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을 갖고 있는 시진핑 중국주석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 [노동신문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과 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17일 후자오밍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 대변인이 밝힌 이번 전격 방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에 '답방' 성격을 지니고 있다. 28일 오사카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이 긴급 회동을 갖기로한 데에는 시진핑의 복안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격화되는 미중 갈등에다 홍콩 시위까지 겹쳐 돌파구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시진핑은 지난주 중앙아시아 순방에 나서면서 방북을 타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1주일전부터 이미 북중정상회담설이 나돌았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이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바 있어, 지난 4월에 방북설이 나왔으나 미중 무역갈등이 커지면서 무산된 바 있다. 6월 오사카 G20회의를 계기로 남북한 순차 방문설도 등장했으나, 미중협상이 막판에 결렬되고 보복전으로 악화됨에 따라 공연히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한반도 방문을 자제하는 쪽으로 정리되는 듯 했다. 그런데 방침을 바꿔 방북을 결정한 것이다.

이런 시진핑의 깜짝 결정에는 '다목적 카드'가 숨어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첫째,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힘겨운 대국을 벌이고 있는 시진핑은, '북한카드'가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 국제공조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중국의 힘을 시사하면서, 트럼프에 사인을 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주에 있는 오사카 G20회의에서 무역담판을 해야하는 만큼 시진핑으로서는 힘있는 카드가 필요하다. 사실 북한카드는 중국에게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공연히 끼어들었다가, 트럼프로부터 '중국 책임론'이 날아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간 트럼프는 시진핑에게 북한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를 해온 바 있다. 하지만, 그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이 방북을 결정한 것은, 그만큼 그의 상황이 다급했기 때문했다는 증좌이기도 하다. 지난 9일 트럼프대통령은 시진핑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친서에서 시진핑은 '함께 협력하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자'라고 언급했다고 트럼프는 밝혔다.

둘째는 중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홍콩시위에서 세계의 눈을 돌리고자 하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100만명이 넘는 홍콩인들이 격렬하게 시위에 나서면서, 중국은 국면을 획기적으로 타개할 카드를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다 미국이 대만과 홍콩을 거론하며 민감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그 입을 묶을 수 있는 외교적인 실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셋째, 시진핑의 방북은 북미정상회담이 재추진되고 있다는 징후로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으로서는 '북미회담 성사'에 뒷배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 유리한 자리를 찾을 수 밖에 없다. 쑹타오(宋濤) 중련부장은 시진핑의 방북을 설명하면서 “북·중 양측은 어렵게 얻은 한반도의 대화와 완화 추세를 소중히 여기길 바란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방향을 견지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견지하는 것을 중국은 격려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의 모종의 역할은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런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도 상당한 기대감을 보인다. "시진핑주석의 방북이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라고 청와대(고민정 대변인)는 밝히고 있다.

북중 정상이 긴급히 회동하는데에는, 양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로 교감해야할 것들을 확인하며 상호 밀착을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으로서는, 비핵화협상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외교 입지를 만드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시진핑은 북중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관해 먼저 논의한 뒤 일주일 뒤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이를 무게있게 거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2005년 후진타오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시진핑은 2008년 북한을 방문했지만 당시엔 부주석이었다. 올해는 북중수교 70주년인지라 시진핑의 방북은 이를 기념하는 의미도 담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G20 회담 전후 방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G20 회의에서 한중이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협상에 한 축이 되고자 하는 시진핑의 의욕이 이번 방북에서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가, 최근의 복잡한 글로벌 무역협상의 난투극 가운데  '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이상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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