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 나자…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자필 편지’로 반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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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6-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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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왼쪽)이 홈플러스 인천계산점을 방문해 점포 근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국내 3대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실상 ‘반토막’ 나자, 임일순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자필 편지’를 띄우며 내부 동요 진화에 나섰다.

임 사장은 A4용지 4장에 걸친 편지를 통해 최근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불황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인 시선을 반전시키는 한편 내부 직원들을 독려해 올해 홈플러스 실적 반전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사장은 최근 약 2만4000명의 임직원들을 상대로 ‘자필 편지’를 작성해 사내게시판에 올렸다. 편지에는 현 유통업계 불황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반성,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 등이 주로 담겼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0개월이 됐다는 임 사장은 편지에서 “유통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작금의 상황은 전통 유통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위기”라며 “격한 경쟁 속에서 지속되는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유통산업 내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있게 됐음을 고백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만 최근 7년간 유통산업 미래가 힘든 것은 규제 때문이 아닌 경쟁구도라고 진단했다. 임 사장은 “초가성비와 편의를 추구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경쟁자 수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꼽은 경쟁상대는 △수많은 온라인사업자 △일본보다 초밀도로 증가한 편의점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우후죽순 생겨난 지역 대형슈퍼 △지속 출현하는 전문점 △초대형몰과 아웃렛 △창고형 할인매장 등이다.

임 사장은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임직원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그는 △‘홈플러스 스페셜(Homeplus Special)’ 확대 △각 점포가 지역별 온라인전용물류센터 역할까지 맡아 배송 경쟁력을 제공하는 ‘모바일 사업’에 전사적 집중 △‘코너스(Corners)’ 업그레이드 △ ‘홈플러스 익스프레스(Homeplus Express)’ 가속화 △‘데이터 강자’가 되기 위한 결단과 몰입 △온·오프라인 막론 ‘신선혁명’ 집중 등 총 6가지 경영과제를 제시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자필 편지 전문 [사진=홈플러스]



이번 편지는 홈플러스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된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내부 경영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공개된 홈플러스의 2018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59% 감소한 1090억8602만원을 기록했다. 1년 사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것. 매출액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7% 줄어든 7조6598억2292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이마트(영업이익 21% 감소)나 롯데마트(영업손실 26% 확대)도 상황은 비슷하지만, 통상 기업 가치를 올린 뒤 재매각을 통해 마진을 남기는 사모펀드(MBK파트너스)를 대주주로 둔 홈플러스는 실적 악화에 따른 내부 동요가 더 심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임 사장은 “여러분이 주주에 대해 갖는 막연한 염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저는 우리와 주주가 걷고 있는 길이 다르지 아니하며, 회사는 주주 변경과 상관없이 영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MBK파트너스가 대형마트 업황이 어려워지자 매장 폐점과 직원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대 대형마트 실적이 모두 내리막길이고, 홈플러스 또한 예외가 아닌데다 홈플러스 스페셜 등으로 점포 리뉴얼을 한꺼번에 하면서 비용이 많이 나가는 등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면서 “임일순 사장이 때아닌 자필 편지를 통해 매각 우려에 대한 내부 동요를 진화하고 외부의 위기설을 일축하려 한 것으로 해석되나, 실제 반전 효과는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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