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부는 ‘레트로’ 열풍, 인스타그램 타고 퍼진다

정명섭, 이소라 기자입력 : 2019-06-16 18:47
국내 게임사, 과거 오락실 게임 IP를 활용한 레트로게임 속속 출시 일본 인기 게임 콘솔 '패미콤' '네오지오' 재탄생...4050세대 추억 자극 전문가 "화려한 그래픽, 사행성 내세운 게임에 쉽게 피로감 느껴"
옛 감성을 즐기는 이른바 레트로(Retro, 복고풍) 열풍이 패션, 식품업계를 넘어 게임업계까지 불고 있다. 과거 전자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모바일로 출시되고, 1980~1990년대 인기 게임 콘솔이 재탄생하면서 30대 이상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1990년대 전자오락실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게임을 모바일로 출시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5월 중국계 일본 게임사 SNK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를 출시했다. ‘더 킹 오브 파이터(킹오파)’는 추억의 오락실게임으로 손꼽히는 액션 게임이다. 원작캐릭터 50개 이상이 3D 그래픽으로 재탄생했다. 출시 한 달여 만에 구글플레이에서 50만명 이상이 다운로드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원작의 추억이 있는 유저뿐 아니라 원작을 모르는 유저도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넷마블 '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사진=넷마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부터 모바일 액션 RPG 게임 ‘콘트라:리턴즈’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나미 컬렉션으로 불리는 추억의 인기캐릭터 람보, 코만도 등이 3D 그래픽으로 부활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오락실에서 즐겼던 콘트라의 감성을 완벽하게 모바일로 담아내고자 했다“며 ”원작을 경험한 세대에게는 진한 추억을 소환하고, 다른 이용자들에게는 짜릿한 타격감을 선사하며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1세대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최신 업그레이드 버전인 ‘리니지 리마스터’를 내놨다. 자사의 인기 고전 IP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올해 1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리마스터 출시 이후 유저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게임사들은 과거에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 콘솔을 현대식으로 개선해 유저들의 추억을 자극하고 있다. 캡콤(CAPCOM)은 지난 4월 가정용 게임기인 ‘캡콤 홈 아케이드’를 공개했다. △스트리트 파이터2 △파이널 파이트 △1944 △록맨: 더 파워 배틀과 같은 고전 게임 16종을 즐길 수 있다. 닌텐도는 2017년 △슈퍼패미콤 미니 △패미콤 미니를 출시했다. 패미콤과 슈퍼패미콤은 1980~199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기로, △동키콩 △록맨 △별의 커비 △젤다의 전설 등 유명 게임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SNK가 올해 초 한국에 출시한 '네오지오 미니'는 올해 4월까지 이마트에서만 3억원을 올렸다. 네오지오 미니 또한 과거 게임기를 현대식으로 재출시한 제품으로, 킹오파, 메탈슬러그 등의 인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닌텐도 슈퍼패미콤 미니[사진=닌텐도]

레트로게임 트렌드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레트로 게임 수집가인 인스타그램 계정 ‘@gamer_lafan’은 팔로워가 1만3700명이다. 게시물이 국문으로 작성됐음에도 해외 팬들이 작성한 다양한 언어의 댓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retrogamer’과 ‘retrogame’이란 단어가 각각 87만건, 32만3000건이나 해시태그(#)로 공유될 정도로 레트로게임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인기 게임과 게임 콘솔이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을 ‘피로감’과 ‘과거의 향수’로 설명한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게임들은 전반적으로 화려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을 앞세우고, 아이템 뽑기와 같은 사행적·자극적 요소를 담고 있다. 단순한 게임만 하던 40대 이상의 소비자는 이에 쉽게 피로를 느낀다.

또한 과거에 게임 콘솔은 부유한 계층의 자녀들의 전유물이었다. 어릴 적 이를 부러워만 하던 현재의 4050세대 소비자들이 이제는 구매력을 갖춰, 과거의 추억을 느낄 수 있는 고전 게임과 콘솔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40대, 50대 이상의 세대는 과거에 가지지 못한 물건을 구매하거나, 해봤던 일들을 다시 해보고 싶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레트로 게임은 이들이 가진 과거의 즐거움, 설렘과 같은 향수를 자극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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