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여성운동가ㆍ여성인권 위해 몸바친 영부인, 이희호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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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6-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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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여자청년단·여성문제연구회 등 창설…여성부 신설에 큰 영향


고(故) 이희호 여사는 한국 여성운동을 이끈 선구자였다.

이 여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 되기에 앞서 1세대 여성운동가 출신으로 진취적인 삶을 살았다. 서울대 사범대학 교육학과와 미국 램버스 대학·스칼렛 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이후 여성운동에 투신하며 '엘리트 여성운동가'로 거듭났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을 만나 퍼스트레이디에 오르기 이전부터 여성 및 인권운동가로 적극 활동해왔다.

그는 대한여자청년단과 여성문제연구회를 창설하고 YWCA연합회, 한국 여성단체협의회 등 많은 단체에서 회장, 이사를 맡는 등 여성 및 사회운동에 전념했다.

특히 가족법 개정 운동과 축첩 정치인 반대 운동, 혼인신고하기 등 다양한 사회운동과 캠페인을 벌이며 여성·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았다.


 

이희호 여사. [사진=연합뉴스]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4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70대를 넘어선 나이에 '퍼스트 레이디'로서 활발한 내조를 벌였다.

특히 아동과 여성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힘썼다.

사회봉사단체 '사랑과 친구들'과 '여성재단'을 직접 설립해 고문직을 맡기도 했다. 한국여성기금추진위원회재단 명예이사장과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명예회장 등을 맡았다.

또 이 여사는 1998년 여성가족부의 모태가 된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는 이후 여성부로 격상됐다.

아울러 이때부터 대통령이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때 배우자도 함께 참석하는 문화가 등장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재임 시 여성의 공직 진출 확대를 비롯해 여성계 인사들의 정계 진출 문호를 넓힌 당사자기도 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미경 한국국제협력재단 이사장,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등이 김 전 대통령 발탁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이 여사는 미국 교회여성연합회의 '용감한 여성상'과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시상하는 '이 해의 탁월한 여성상', 무궁화대훈장, 펄벅 인터내셔널 '올해의 여성상' 등을 받았다.

평생을 여성 인권에 바쳐온 이 여사는 지난해 '미투 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피해자들에게 "더 단호하고 당당하게 나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지난 2009년부터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으로 지내며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아 남북관계와 평화 증진, 빈곤 퇴치 등을 위해 힘썼다.

한편,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이날 추모 메시지를 통해 "(이 여사는)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헌신하셨고 우리 사회의 인식과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중대한 기여를 하셨다"면서 "여가부는 여사님의 뜻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가 성별에 의한 차별 없이 동등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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