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리디노미네이션 검토·추진계획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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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05-2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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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급 잇따르자 수습 나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폐거래단위를 축소하는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거듭 불가 입장을 밝혔다. 최근 이 총재를 비롯,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불가’ 발언에도 화폐개혁에 대한 언급이 잇따르자 이 총재가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선 것이다.

리디노미네이션 도입에 불을 지핀 건 국회다. 이주열 총재는 3월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고 말해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반대여론이 들끓자 이 총재는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논의가 이뤄질 여건이 됐다는 뜻에서 말한 것이지 지금 당장은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홍남기 부총리도 지난 4월 “리디노미네이션은 정부가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입장에서 지금 논의할 단계가 전혀 아니다”고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불씨는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가 열리면서 다시 커졌다. 이날 참석한 한은 관계자는 “언젠가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해야 한다. 국회가 공론화해 달라”고 말했다. 여기에 토론회에 참석한 박승 전 한은 총재가 “‘0’을 3개 떼는 것 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말해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도입을 찬성하는 이유는 경제규모와 함께 커진 단위를 줄여 불편함을 덜자는 데에 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은 1경7148조780억원이다. 영(0)이 16개나 필요한 만큼 통화 단위를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자는 것이다. 또한 계산·거래의 편의성도 높일 수 있고, 화폐 교체를 통해 일자리 창출도 도모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반대 측은 100원~10원 단위로 거래되던 제품 가격이 모호해지면서 물가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화폐단위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도 들썩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필요성이나 적절성, 타이밍 모두 제로(0)며 논의할 가치가 없는 주제”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과 수출 등 민생 문제와 관련해 다뤄야 할 많은 경제 이슈들이 있다”며 “국가 위기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논의는 뒤로 미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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