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1000원→1원…리디노미네이션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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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9-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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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48,078,000,000,000원.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18년말 우리나라 총금융자산은 1경7148조780억원입니다. 국가와 기업 회계에서 장부처리상 0을 16개를 써야하는 경(京) 단위가 등장한 지는 이미 오래됐죠. 상황이 이렇자 화폐의 가치는 그대로 두고 화폐의 액면만 바꾸는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화폐개혁)을 단행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무엇이고,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요.

Q. 리디노미네이션이 무엇인가요?

A.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모든 지폐나 동전에 대해 실질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변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화폐 단위를 100대 1, 또는 1000대 1 등으로 하향조정하는 것이죠. 인플레이션, 경제규모의 확대 등으로 거래가격이 높아지고 숫자의 자릿수가 늘어나면서 생겨나는 계산상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Q. 왜 최근에 다시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나요?

A. 경제규모의 성장에 맞춰 화폐단위를 변경하자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화폐단위가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고, OECD 회원국 가운데 1달러 교환 비율이 4자리릿수(1000원) 이상이 나라는 한국뿐이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1962년 화폐개혁 시행 이후 57년째 화폐액면·단위가 묶여있는데 그 사이 국민총소득(GNI)은 4800배 넘게 불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화폐 개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도 꾸준히 추진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Q. 리디노미네이션을 진행하면 무엇이 좋아지나요?

A. 리디노미네이션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진전에 따라 경제량을 화폐적으로 표현하는 숫자가 많아서 초래되는 국민들의 계산, 회계 기장(記帳) 또는 지급상의 불편을 해소할 목적으로 실시됩니다. 간단하게는 국민들의 일상 거래가 편해지고, 회계장부 처리도 간편해지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도 억제될 수 있습니다. 길게 본다면 자국통화의 대외적 위상이 제고되고, 지하 자금의 양성화 및 세수 증대 효과도 있습니다.

Q. 장점이 많은데 왜 정부에서는 추진하지 않는거죠?

A. 무턱대고 시행하기에는 준비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우선 화폐단위 변경으로 국민의 불안심리가 확산될 수 있고, 새로운 화폐 제조에 따른 비용도 감안해야죠. 신구 화폐의 교환과 컴퓨터 시스템 교환 등 수반되는 비용도 많습니다.

Q.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국민 반응은 어떤가요?

A. 국민 과반은 리디노미네이션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전국 성인 504명을 대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물가인상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바꾸지 말아야한다'는 반대 응답이 52.6%로 나타났습니다. '경제규모에 맞춰 화폐단위를 바꿔야 한다'는 찬성은 32.0%에 그쳤죠.

Q. 과거 우리나라의 화폐개혁은 성공했나요?

A. 우리나라는 과거 두 차례 화폐개혁을 실시했습니다. 1953년에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100원을 1환으로 변경했고, 1962년에는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산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0환을 1원으로 변경했죠. 문제는 2차 개혁 때 발생했어요. 당시 정부는 퇴장자금을 양성화해 경제개발계획에 필요한 투자자금으로 활용하고, 과잉통화를 흡수해 인플레이션 요인을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이를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리디노미네이션 조치에 국민들의 동요가 크게 일었고, 당초 목적이던 지하자금 회수율도 낮게 이뤄지면서 불안감만 증폭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실패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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