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뷰] 땀 흘리는 이들을 위한 스마트 워치 핏비트 '버사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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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5-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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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이들이 가장 많은 국가다. 보급률이 무려 95%에 달한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쉽고 정확하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손목시계가 액세서리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스마트 워치는 이에 대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대답이다. 스마트폰과의 연동은 물론 자체적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사용성을 앞세운 스마트 워치 시장은 점점 덩치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워치 출하량은 지난해 4350만대에서 2022년 891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핏비트 '버사 라이트'[사진=백준무 기자]

핏비트는 미국의 웨어러블 기기 전문업체다. 국내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브랜드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이어 점유율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핏비트의 '버사 라이트'를 직접 착용하고, 스마트 워치의 현재를 알아봤다.

버사 라이트는 '버사'의 보급형 라인업이다. 버사가 지원하는 와이파이나 자체 음악 재생, 핏비트 페이 등의 일부 편의기능이 제외됐다. 가격 또한 기존 모델이 29만9000원으로 국내에 출시된 것과 달리, 22만9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개봉과 함께 보급형 제품에 대한 편견은 깨졌다. 알루미늄 프레임의 외관은 꽤나 견고해 보였다. 얼핏 보기에는 버사와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다만 버사와 마찬가지로 라이트 모델 또한 스크린의 베젤이 두껍다는 점은 아쉽다.

스마트폰과의 연동 또한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지만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접속해 핏비트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뒤, 일반적인 블루투스 기기처럼 연결하면 그만이다.

손목에 찬 첫 느낌은 '가볍다'는 것이다. 버사 라이트는 38g에 불과하다. 쿼츠나 오토매틱 등 일반적인 손목시계에 비하면 확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버사 라이트는 365일 24시간 착용하고 있을 때 진가를 나타낸다. 심박수, 수면 등 자신의 신체 상황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 수면 시간은 물론 수면 중 깨어난 시간과 렘 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 등을 기록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유용하다. 같은 성별 중 동일 연령대의 이용자들과 수면 시간 데이터를 비교해볼 수도 있다.
 

만성피로의 원인 [사진=핏비트 애플리케이션 캡처]

기자의 경우 다른 이용자와 비교해 수면 중 깨어난 시간이 5~20%, 렘 수면이 15~25%, 얕은 수면이 40~60%, 깊은 수면이 12~23% 부족한 편이었다. 만성피로의 원인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내 몸에 대한 죄책감이 조용히 몰려왔다.

피트니스 트래커 기능 또한 우수하다. 걷기, 달리기, 사이클링, 러닝머신, 웨이트, 인터벌 타이머, 운동 등 총 7가지의 모드를 제공해 운동 시간과 심박수, 소모 칼로리 등을 함께 기록할 수 있다. 별도의 스마트폰 앱 '핏비트 코치'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영상 강의와 함께 이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걷기는 별도 모드를 실행하지 않아도 일상적으로 걸음 수와 이동 거리가 기록된다. 단순한 만보기는 아니다. 특정 목표, 이를테면 하루에 1만보를 달성할 경우 '배지'를 획득할 수 있다. 성취감을 통해 이용자를 고무시키는 셈이다.

왜 하필 1만보일까. 핏비트에 따르면 1만보를 걷는데 30분가량이 걸린다. 1주일에 5번 이상 1만보를 걸을 경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권고한 주간 최소 150분이라는 운동 시간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버사 라이트를 이용하는 동안 일일 걸음 수가 아슬아슬하게 1만보에 못 미치는 경우 일부러 돌아서 퇴근하기도 할 정도로 동기가 부여됐다. 건강한 삶이란, 이토록 멀고도 험하다.

피트니스 트래커로서 합격점을 받은 것과 달리 스마트 워치 측면에서는 애매한 측면들이 있다. 주머니 속에 고이 모셔놓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모바일 메시지에 간단하게 답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독립적인 음악 재생 기능을 지원하진 않지만, 스마트폰의 음악 재생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핏비트 자체 마켓에 등록된 앱들은 얼마나 자주 쓰일지 장담하기 어렵다. 현재로서는 구색을 맞춘 수준이라는 인상에 가깝다. 그나마도 미국 내에서만 유용한 앱들이 많다. 미세먼지 현황을 알려주는 '에어 인덱스'라는 앱을 설치했지만 아예 위치를 인식하지 못했다.
 

핏비트 '버사 라이트'에서 '플립보드'를 실행한 모습. 기사 한 단락을 채 읽을 수 없다. [사진=백준무 기자]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자주 쓰이는 뉴스 큐레이션 앱 '플립보드'의 경우 매우 무겁게 느껴졌다. 심지어 기사 전체는커녕 한 단락도 끝까지 읽을 수 없다는 점은 실망스러웠다. 앱 생태계의 확장과 안정화가 향후 핏비트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점
-'애플워치'나 '갤럭시 워치' 등 경쟁사 제품 대비 저렴하다.
-피나 눈물은 몰라도 흘린 땀만큼은 제대로 기록한다.
-'넵' 한 글자를 쓰기 위해 스마트폰을 굳이 꺼낼 필요가 없다.

▲아쉬운 점
-두꺼운 베젤은 봐도 봐도 아쉽다.
-쓸만한 애플리케이션이 드물다.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영어 알림 메시지에 움츠러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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