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손보 떼낸 신동빈, 유통·화학 집중 ‘뉴롯데’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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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5-0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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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9일 美 루지애나주 롯데케미칼 ECC 공장 준공식 참석

  • 롯데카드·손보 매각으로 금산분리 실현,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롯데케미칼은 2016년 6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미국 에탄크래커와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백주현 휴스턴 총영사, 안호영 주미대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이 달덴 루이지애나 행정부 장관, 팀만 액시올 대표이사가 이날 기공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신동빈 회장은 금융계열사 분리를 기점으로 그룹의 핵심동력인 유통과 화학을 쌍두마차로 ‘뉴롯데’ 경영에 고삐를 당길 전망이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리는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ECC : 에탄 분해 설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석한다.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공장에는 총 31억 달러(약 3조62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고, 이 중 롯데가 지분의 90%를 투자했다. 삼성전자의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이어 국내 단일 기업 투자액으로는 역대 둘째로 큰 규모의 공장이다.

미국 액시올사와 함께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셰일가스를 원료로 연간 100만t 규모의 에틸렌과 70만t의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로써 롯데는 아시아 석유화학사 최초로 북미 지역의 셰일가스 에탄크래커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공장은 2016년 6월 착공 당시 신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당시 최악의 위기를 맞은 롯데는 액시올사 인수와 호텔롯데 상장 등 중요한 다수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첫 삽을 뜬 지 약 3년 만에 신 회장이 직접 준공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게 됐다.

재계는 신 회장이 준공식을 기점으로 글로벌 경영의 보폭을 넓히는 한편 국내에선 금융 계열사 분리로 ‘뉴롯데’ 경영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롯데는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토종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또 다른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를 각각 선정했다. 두 금융계열사 모두 국내 금융사가 아닌 사모펀드에 팔리게 됐지만, 임직원 고용 유지와 적정한 매각액 등이 낙점 이유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지분 80%를 입찰가 약 1조4400억원에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지분 58.5%를 가져가면서 약 4000억원의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그룹은 지주회사(롯데지주) 설립 2년 이내인 오는 10월까지 금융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롯데카드·손보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복잡한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신 회장의 ‘뉴롯데’ 경영방침이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다만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상장은 최대 과제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2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017년 10월 출범 이후 지분 매입 등으로 대부분의 계열사를 지배하게 됐지만, 일부 계열사들은 여전히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금융계열사 매각대금을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매입에 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후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를 높여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본다.

최근 재계 이슈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롯데가 나설지도 주목된다. 신 회장은 그동안 금호그룹 오너 일가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인수를 하게 되면, 국내 1위인 롯데면세점사업에 항공사업이 접목돼 날개를 달게 된다. 

롯데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루지애나주 공장 준공은 롯데가 유통기업에서 화학기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중대 분기점”이라며 “롯데카드와 손보 매각으로 자금력을 다진 롯데가 향후 어떤 기업과 M&A할지도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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