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소상공인 쏙 빠진 정부 특별재난지역 대책

김태림 기자입력 : 2019-04-21 14:40

[산업2부 성장기업팀 김태림 기자.]

지난 4일 밤 강원도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지역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13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여의도의 약 2배에 달하는 면적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임야는 물론 주택과 공장, 농업시설 등이 불에 타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정부는 해당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여야 정치인들과 정부부처 장관들이 피해지역을 방문하고, 각종 단체들은 산불 이재민들에게 잇따라 성금과 구호물품을 보내고 있다. 정부에선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피해 가옥과 농민들에게 보상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소상공인은 복구비 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는 산불이 발생한 지 20일 가까이 돼 가지만 소상공인에 대한 전체 피해규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유관기관이 피해조사를 별도로 진행하다 보니 전체 피해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소상공인들은 재난으로 생업 기반이 모두 소실됐지만 보상과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 재난법에 복구지원 대상으로 ‘소상공인 시설’이 포함돼 있지 않아서다.

금리 우대, 대출금 확대, 상환기한 연기 등 간접 지원은 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그동안 매출이 적은 소상공인에겐 그림의 떡이다. 현장에서 만난 피해 소상공인들은 “재난으로 피해를 입었는데 빚 내서 재기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대출신청도 쉽지 않아 살길이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소상공인들도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강원 지역 소상공인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 대부분은 관광객이다. 산불 이후 강원 지역 대형 숙박시설의 객실률은 50%를 밑돌았다. 영세 숙박시설은 형편이 더 안 좋았다. 강원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줄다 보니 이들을 상대로 장사를 했던 소상공인의 생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강릉 지역의 한 소상공인은 “피해지역이 아니지만 일주일 내내 저녁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2차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국가적인 재난 앞에서 소상공인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실질적인 창구가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상공인은 홀로 재기하고 버티며 요행을 바랄 수밖에 없다.

정부가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줄 실질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강원도 특별재난지역 지원대책에서 소상공인 지원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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