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유통업 ​2분기에도 어렵다...백화점, 내수부진 직격탄

대한상의 "​2분기 유통업전망지수 91...4분기 연속 하락세"

백화점·대형마트 등 소매유통업 업황이 2분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91로 전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은 다소 줄었으나 지난해 2분기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선 이래 4분기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0보다 높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자료=대한상의 제공]

업태별 지수를 살펴보면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을 제외한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부정적 전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분기보다 5포인트 하락한 89를 기록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고가 제품 위주의 백화점이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2분기는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명절 등 특수요인이 없는 비수기인데다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잡화 분야의 부진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부정적 전망이 높아졌다.

대형마트(92)는 직전 분기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경기둔화, 소비양극화 등 거시적인 여건을 비롯해 온라인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패턴의 변화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각각 6포인트, 2포인트씩 상승한 77, 82로 집계됐다.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업태 중 전망도 가장 낮지만 하락에서 상승 추세로 반등했다. 편의점의 경우 날씨가 풀리면서 계절적 요인이 플러스로 작용하고, 근접출점 제한이 본격 시행되면서 점포당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슈퍼마켓은 계절적 요인과 함께 근거리, 다빈도, 소량의 구매패턴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 보다 가깝고 편리한 슈퍼마켓을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됐다.
 

[자료=대한상의 제공]

홈쇼핑의 경우 전분기보다 10포인트 떨어진 100을 기록하며 2분기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송출수수료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더불어 T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채널간 경쟁이 치열해진 반면 TV시청률은 하락세인 데 따른 구조적 위기감도 반영됐다.

온라인쇼핑 전망지수는 전분기와 동일한 103로 집계됐다. 국내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지난해 온라인쇼핑몰 판매액은 112조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3배 성장했다. 그럼에도 과당 경쟁으로 주요 개별기업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지수가 제자리걸음을 보였다.

2분기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수익성이 '악화될 것'(38.9%)이라는 전망이 '호전될 것'(28.2%)이라는 전망보다 높게 나왔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대형마트(57.4%), 슈퍼마켓(48.8%)에서 많았고 편의점(41.0%)은 유일하게 호전될 것을 기대하는 전망이 높았다.

아울러 유통업체들은 ‘출점제한 폐지 등 규제 완화’(49.1%), ‘최저임금 속도조절’(16.7%), ‘제조업 수준의 지원’(16.3%), ‘카드 수수료 인하’(4.7%), ‘신기술 개발 지원’(4.1%), ‘전문인력 양성’(4.0%)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꼽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기준치 100을 넘긴 업태가 사실상 온라인쇼핑 뿐이라는 점에서 민간소비의 최접점에 있는 유통업계에서 보내는 불황의 시그널이 심상치 않다"며 "업계에서는 소비와 트렌드 변화를 빠르게 읽고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변화 노력이 필요하며, 정부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개척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