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별세에 재판 ‘전면 중단’…부인·딸 재판은 연기 불가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조현미 기자·임선영 인턴기자
입력 2019-04-08 11:3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조양호, 270억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 중

  • 이명희·조현아, 필리핀 가정부 불법고용 재판 앞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이 8일 별세하면서 조 회장이 피고인인 재판이 즉시 중단된다. 조 회장이 해외에서 숨져 장례 일정이 길어짐에 따라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70)과 첫째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 재판도 장기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사건을 재판 중이던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조 회장 사망 소식을 접했다”면서 “재판장이 ‘공소기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제328조에 따르면 형사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사망한 경우 재판부는 소송을 종결하는 공소기각 결정을 해야 한다.

조 회장은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등 8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0월부터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조 회장은 2013년부터 2018년 5월 사이에 대한항공 납품업체들에서 항공기 장비와 기내면세품 사들이며 자녀들이 운영하는 트리온무역·삼희무역·플러스무역 등 중개업체 명의로 중개수수료를 챙기고, 자녀 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한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인하대병원 인근에서 이른바 ‘사무장약국’을 운영하며 건강보험 재정을 빼돌린 약사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부당이익금 환수 소송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국민건강보험이 사무장약국의 부당이득금을 토해내라고 고지하자 춘천지법에 공단을 상대로 한 환수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이 재판은 지난 달부터 진행 중이었다.

검찰이 추가로 진행 중이던 수사도 중단된다. 남부지검 관계자는 “피의자가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조 회장에게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었다. 조 회장이 배임 행위를 저지르면서 회사에 끼친 손해만큼 본인은 이익을 얻었는데 해당 수익에 대한 세금을 신고·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모친 묘지기에게 7억원 규모의 토지를 팔고는 이 소득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2014년 12월 12일 서울 강서구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인 이 전 이사장과 딸 조 전 부사장을 피고인으로 한 재판도 장기간 미뤄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애초 검찰은 불법 고용을 주도한 이씨는 불구속기소 하고, 조 전 부사장은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재판에서 유무죄를 따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조 전 부사장도 공판을 받게 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한 달가량 연기된 끝에 오는 9일 열릴 예정이었다. 정식 공판이어서 두 사람 모두 법정에 나와야 한다.

하지만 조 회장 별세에 따라 두 사람 변호인은 재판부에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조 회장이 입원 치료 중이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병원에서 조 회장 임종을 지켜봤으며, 지금도 현지에 머물고 있다. 

인천지법에서 오는 16일로 예정된 두 사람의 관세법 위반 혐의 재판도 연기될 전망이다.

이 전 이사장은 해외 지사를 통해 구입한 과일·도자기·장식용품 등 37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총 46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부사장은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산 9000만원 상당의 의류·가방·장난감 등을 대한항공 여객기로 205차례에 걸쳐 밀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