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1996년 고성, 2000년 동해안, 2005년 낙산사...4월 강원도에 큰 화재가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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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9-04-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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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속초 등 일대까지 번지면서 대형 산불로 번졌다. 정부는 화재가 발생한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 같은 산불로 인한 재난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6년 고성을 불바다로 만든 산불, 2005년 낙산사를 불태운 산불 등을 이번 사태와 비교했다.
 

1996년 고성 산불 당시 4월 26일자 동아일보.[사진=동아일보]


◆여의도 10배 산림을 태운 '1996년 고성 산불'

1996년 4월 23일부터 사흘간 계속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 산불은 당시 산림 약 3000ha를 태웠다. 이는 여의도(290ha) 면적 10배가 넘는다. 생태계가 파괴된 산림까지 하면 1만ha(약 3000만평)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군부대 사격연습으로 발생한 산불은 초속 30m 강풍을 타고 번졌고,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1만명에 가까운 군장병, 주민, 민방위대원과 헬기 10여대 등이 나와서 진화 작업을 펼쳤다. 이재민은 49세대 140명이 발생했고, 총피해규모는 227억원이다.

산불이 3일이나 지속됐던 이유는 강풍과 건조한 날씨, 험한 지형, 장비 부족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바람 방향도 시시각각 변했고,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가 많아서 화재 피해가 참담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재 관측 이래 가장 큰 산불 '2000년 동해안 산불'

2000년 4월 7일 오전 1시 38분경. 강원도 고성 군부대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화된 산불은 최대풍속 26m 강풍을 타고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 산불 진화에는 장장 9일이 걸렸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은 당시 폭 400m 강물도 건너서 산불을 번지게 했다.

산불은 고성군과 삼척시, 동해시, 강릉시, 경북 울진 등 일대 산림 약 2만4000헥타르를 태우고 850여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국가기록원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화재 관측 이래 최대 초대형 산불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5년 화재로 유실된 '천년고찰 낙산사'

14년 전 4월 4일에도 강원도 양양과 고성에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초속 20m 강풍과 동반된 산불은 천년고찰 낙산사를 집어삼켰다.

화재는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화일리와 물갑리 경계지점에서 발생했고, 강풍으로 인해서 확산됐다. 이 화재는 낙산도립공원지구까지 번진 것이다.

대웅전, 일주문, 종각 등이 불에 타며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했고, 조선 예종 원년 1469년에 만들어진 낙산사 동종은 보물 문화재 지정이 해제됐다. 임진왜란, 6.25전쟁도 빗겨갔지만 산불에 녹아내리고 만 것이다.

문화재청은 낙산사 화재를 계기로 중요목조문화재에 대한 방재시설 설치에 나선바 있다.
 

강원 고성·속초 일대 산불 이틀째인 5일 오전 속초시 한 유명 음식점이 전소돼 있다.[사진=연합뉴스]


◆4월 건조한 날씨 + 강풍 만나 초대형 산불 발생 가능성 커

이번 산불 뿐 아니라 강원도 지역 초대형 산불은 유독 4월에 많이 발생했다. 4월 대기가 건조하고 이부근에 초속 20m를 넘나드는 강풍이 불기 때문이다. 또 영동 지방에 많은 소나무는 불에 잘타기 때문에 산불이 나면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산림청에서도 지난 4일 건조특보와 강풍특보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이번 주말을 산불위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이 기간에는 사격훈련도 통제하고, 농촌에서 소각도 가급적 자제 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불이 나서 안타까운 상황이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 진화인력과 장비를 총 동원해 오전 중으로 주불진화를 완료할 계획으로 작업중인 인력과 헬기의 안전사고에도 각별히 유의해 달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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