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상습투약’ SK 장손 구속…재벌가 마약수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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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최의종 인턴기자
입력 2019-04-0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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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지법 “도주 우려 있다” 구속영장 발부

액상대마(대마 액상) 등 변종 마약을 수십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 SK그룹 장손이 3일 구속됐다.

인천지법 이진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 손자인 최영근씨(31)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전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같은 날 오후 늦게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심문은 최씨가 출석하지 않은 채 서류 심사만으로 진행됐다. 최씨가 “반성하는 차원에서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로 경찰 측에 밝혔기 때문이다.
 

마약 구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SK그룹 창업자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씨(31)가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씨는 지난해 3∼5월 마약 공급책 이모씨(27)에게서 15차례에 걸쳐 고농축 액상대마와 과자 형태의 대마쿠기를 사서 그해 6월부터 최근까지 자신과 이씨 집 등에서 흡연한 혐의를 받는다.

마약 전과가 있고 상당한 재력가 후손으로 알려진 이씨는 휴대전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책에게 액상대마를 구매한 뒤 최씨가 계좌로 돈을 보내면 택배로 보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또 다른 판매책을 통해 최근 3차례 대마를 구매·투약한 혐의도 있다. 최씨는 이들에게서 마약 700만원어치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달 이씨를 구속 수사하던 중 최씨의 마약 투약 혐의를 포착했다. 이씨가 “최씨에게 대마를 판매했다”는 진술한 것을 근거로 최씨를 조사하다 지난 1일 오후 1시 3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한 회사에서 검거했다.

최씨는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 손자이자,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회장 아들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 사이다.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SK케미칼을 거쳐 현재 SK디앤디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현대가 3세 정모씨. [아주경제 DB]


최씨 구속으로 재벌가 마약 조사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대가 3세 정모씨(28)도 최씨와 마찬가지로 이씨에게서 액상대마를 사서 투약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정씨는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손자로, 정몽일 현대미래로 회장 아들이다. 현재 현대기술투자 상무로 근무 중이다.

정씨는 유학 시절 알게 된 이씨와 함께 국내에 있는 자택에서 대마를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1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어서 귀국하는 대로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은 정씨가 한 달 전 해외에 나가 귀국하지 않는 만큼 도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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