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브렉시트, 도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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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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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했습니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탈퇴 시점은 2019년 3월 29일(이하 현지시간)로 확정됐죠. 영국이 브렉시트 개시를 공식화한 직후부터 2년여 동안 영국 정부와 EU는 브렉시트 관련 협의를 진행했고 합의안 초안을 도출했어요. 하지만 영국 의회 내 반발로 인해 노딜 브렉시트(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 우려가 높아지자 영국 정부와 EU는 최소 4월 12일까지 영국의 탈퇴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Q. 브렉시트는 얼만큼 진행되고 있나요?

A.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을 거부했던 영국 의회가 27일 '의향 투표'를 통해 대안을 찾으려고 했지만 8개 옵션이 모두 과반 의견을 얻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입니다. 의향 투표는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여러 옵션을 두고 투표하는 것인데요, 브렉시트와 관련해 결국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된 것이죠. 

다만 영국 의회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날 EU 탈퇴 시기를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 행정입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다시 부결되면 오는 4월 12일까지, 합의안이 통과되면 5월 22일로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EU가 제안한 이른바 '투 트랙'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볼 수 있겠습니다.

Q. '투 트랙' 브렉시트 연기 방안이 무엇인가요?

A. 당초 EU는 영국이 브렉시트에 대한 연기 요청을 기꺼이 수용한다는 입장이었어요. 영국 정부와 의회 간 갈등의 장기화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태에서 영국이 3월 29일에 EU를 탈퇴하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죠. 그래서 지난 21~22일 EU 정상회의를 통해 '투 트랙' 브렉시트 방안을 제시했어요.

일단 이번 주까지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하면 유럽의회 선거 직전인 5월 22일까지 약 2달간 브렉시트를 연기한다는 것이 첫 번째 방안이에요. 5월 23~26일 예정돼 있는 유럽의회 선거 기간을 의식한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합의안이 부결되면 4월 12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되 전날인 4월 11일까지는 영국이 차기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 두 번째 방안이에요.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4월 12일 '노딜' 상태로 자동 탈퇴하게 되는 것이죠.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영국 의회 밖에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한 남성이 유니언잭과 유럽연합(EU) 깃발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Q.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다음 승인투표는 언제인데요?

A. 영국 정부는 당초 브렉시트 시점이었던 3월 29일께 승인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어요. 지난 1월 중순과 이달 12일 각각 열린 두 차례의 승인투표에서 의회가 합의안을 거부한 만큼 이번 주 안에 반드시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의회가 이런 의견을 수용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어요.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은 아예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12일에 제출한 것과 동일하다면 승인투표를 진행할 수 없다"고 거절한 상태이기도 하고요. 만약에 승인투표를 진행한다고 해도 부결될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Q.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영국 의회의 승인이 꼭 필요한가요?

A. 영국 정부는 의회의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EU 탈퇴법을 제정,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비준동의를 하기 전에 EU와의 협상 결과를 영국 하원 승인투표에 부치도록 했어요. 따라서 영국 의회 승인투표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비준 동의 바로 전에 실시하는 것으로, 사실상 브렉시트의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죠.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브렉시트를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죠. 

브렉시트의 키를 쥐고 있는 의회가 자꾸 고집을 피우고 있다 보니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초강수를 던진 상태예요.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이죠. 지난해 말 보수당 당대표 신임투표에서의 승리로 올해 말까지 1년간 불신임 위협 없이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데도 말이예요. 그동안 브렉시트 합의안을 적극 반대해왔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메이 총리의 사퇴 의사 발표 이후 합의안 수용으로 마음을 돌릴지 주목되는 이유기도 합니다.

Q. 영국 의회는 왜 브렉시트 합의안을 반대하는 건가요?

A. 메이 총리를 대표로 하는 영국 협상단과 EU 협상단은 2018년 11월 14일 브렉시트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브렉시트 협상 초안'이에요.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한 지 17개월 만에 나온 것으로, 시민의 권리·이행·금융 부문에 대해 모두 185개 조항이 실렸어요. 이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면 EU와 영국 정부의 서명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죠.

합의안 중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일랜드공화국(남쪽)과 영국령 북아일랜드(북쪽) 간 국경 부활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즉 백스톱이에요. 별도의 합의가 있을 때까지 북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 전체가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남는다는 것이 주요 골자인데, 영국이 언제까지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될지, 안전장치 폐기 조건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에요. 영국 의회는 바로 이 부분이 불공평하다면서 합의안을 거부하고 있어요.

Q. 앞으로 브렉시트 시나리오는 어떻게 되나요?

A. 만약 영국 하원이 정부 구상을 받아들인다면 29일 승인투표를 진행하게 될 것이에요. 결국 브렉시트와 관련한 모든 결정 사항은 영국 의회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죠. 이와는 별도로 영국 하원은 다음달 1일까지 다시 한번 여러 브렉시트 대안에 대해 논의한 뒤 '2단계 (의향 투표) 절차' 등의 표결을 실시한다는 방침이에요.

대안으로는 1단계 의향 투표와 마찬가지로 △노 브렉시트(브렉시트 취소) △EU 관세동맹 잔류 △관세동맹·단일시장 모두 잔류 △캐나다 모델형 무역협정 체결 △노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없이 EU 탈퇴) △제2 국민투표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수용 △노동당 수정안 반영 등 8가지가 거론될 것으로 보여요. 일단 4월 12일까지 시간을 벌어둔 상황에서 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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