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끌어내린 국민연금…"주주행동주의 VS 연금사회주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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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19-03-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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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식 오너경영 체제 분기점…국민연금 독립성은 의문

  • 전경련 "기업 장기투자가능하도록 기업경영권 흔들면 안 돼"

한진그룹 전경 [사진 = 한진그룹 제공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국민연금에 대한 재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주주행동주의의 결과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반면,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게 될 경우 '연금사회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연금은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제57회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주주권을 행사했다.

이로 인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됐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개별 상장사에 주주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식 오너경영 체계의 큰 분기점이라는 평가와 함께 사회적인 논란이나 여론에 치중된 국민연금의 결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연금의 입김이 세지게 될 경우, KT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특히,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구성의 전문성과 독립성에 의문을 갖는 시각이 많다.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이 결여됐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개혁을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민간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도덕성 등이 본래의 취지와 달리 변질될 수 있다"며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기업 경영을 흔들뿐 아니라 노사관계까지 악화할 수 있다"며 "특히 여론 눈치보기식 결정에 따라 기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연금은 앞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의 8조300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과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모두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나 정치권력에 흔들리지 않는 주주행동주의의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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