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로 알아본 마약의 역사

송종호 기자입력 : 2019-03-20 16:18
구한말 아편 국내에 들어와…최근 버닝썬으로 불법마약 기승 알려져

[사진=아이클릭아트]

버닝썬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마약, 성매매, 경찰 유착 의혹 등 영화보다 더한 문제들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마약 청정국’이라고 자부했던 우리나라에서 버닝썬, 아레나 등 강남 클럽을 중심으로 불법 마약류가 유통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지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마약이 들어오기 시작했을까요? 오늘은 1945년 광복 전후를 시작점으로 마약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자료를 참고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1945년 광복 이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들어와 남용된 마약류는 아편으로, 그 시기는 구한말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당시 청나라(지금의 중국) 사람이었던 ‘양대인’이라는 자가 아편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2차 세계대전으로 아편가격이 급등하며서 함경도 등 산간지역에서 양귀비 비밀재배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조선총독부는 아편 단속법령을 공포하면서 단속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조선총독부는 조선아편취체령을 공포해 양귀비 재배를 한정하고, 아편은 수거해 군인들의 치료용으로 사용했습니다. 1925년부터는 일본 정부 차원에서 아편 판매 정책을 감행해 국내 재배지를 확대하면서 국내 소요량보다 많은 아편을 생산해 대만, 만주 등지에 수출했습니다.

이후 광복을 맞으면서 만주 등지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동포 중에 아편 중독자가 많았으나 한국전쟁 등 사회질서의 혼란으로 제대로 통제 정책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1957년 4·23 마약범을 제정해 양귀비 재배자 및 아편 상속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으나 아편중독자의 증가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5·16 군사정부는 1961년 특정법죄가중처벌에 관한 임시법에 마약사범에 대한 가중 처벌을 두거 강력한 단속을 실시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1963년 합성 마약인 메사돈이 남용되면서 1965년에는 마약중동자가 3만5000명에 달했습니다. 이에 위기를 느낀 정부는 1965년부터 대대적으로 마약사범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시작해 1967년 마약사범은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1960년대는 일본 야쿠자 조직의 마약 범죄가 한국에 손을 미치기도 합니다. 일본정부가 필로폰제도 단속을 강화하가 일본 야쿠자 조직이 과거 일제시대 징용으로 필리폰제조에 종사했던 한국인들을 찾아 한국에서 만들어 일본으로 밀수출하는 일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원남전의 영향으로 대마담배 흡연자들이 생겨났고,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기지촌을 중심으로 점차 대마 흡연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점차 대학가와 연예계에서 대마초가 확산되자 정부는 1967년 4월 대마 관리법을 제정해 습관성의약품관리법에서 대마를 분리해 대마 흡연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전개했습니다.

1980년대는 메스암페타민, 이른바 필로폰이 국내에서 널리 남용되는 불법 마약류가 됐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대까민만 아더라도 국내에서 필로폰을 제조해 수출했으나 한국사회에서 남용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유흥·향락 문화가 발전하면서 필로폰도 덩달아 국내에서 급속도로퍼지게 됩니다.

또 제5공화국이 일본을 상대로 한 필로폰 밀수출 단속을 강화하면서, 판로가 막힌 필로폰이 국내 시장에 유입되면서 중독자가 늘어나가 시작합니다.

결국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고 1989년 대검찰청에 마약과를 신설하고 필로폰 제조 조직에 대한 잔속을 강화합니다. 이후 1991녀까지 3년간 국내의 거의 모든 필로폰 조직을 와해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이후 한국은 국내에서 마약을 찾아볼 수 없는 시대를 맞이했으나, 필로폰 1회 투약분이 5000원에서 10만원 이상으로 20배 이상 폭등하며 중국, 대만, 홍콩, 필리핀 등지에서 값싼 필로폰이 들어오게 됩니다.

외국산 필로폰의 밀수입으로 국내 필로폰 사범이 증가하자, 수사당국은 공급조직 위주로 단속을 전개해 국내 필오폰 사범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1989년과 1991년 사이에 필로폰 제조자들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 중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필로폰을 제조, 이를 한국과 일본에 밀수출하기 시작합니다. 이 같은 상황은 1990년대 후반 경제위기와 맞물려 필로폰 중독자가 늘어나는데 영향을 미칩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국내외 인적·물적 교류가 늘어나며 불법 마약은 필로폰에서 서구에서 많이 사용하는 야바, 엑스터시 등으로 대체되기 시작합니다. 또 마약 밀수출 경유지로 한국을 이용하는 마약조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2010년대 들어서는 이번에 적발된 버닝썬, 아레나에서와 같이 GHB(물뽕)과 같은 신종 불법 마약이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지난11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버닝썬 사태에 대해 “마약 청정국 지위를 되찾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만큼 마약청정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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