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법정관리 들어간 제일병원은 지금…응급실·외래센터 ‘썰렁’

황재희 기자입력 : 2019-02-20 00:20
50년 역사 첫 여성전문병원…의료진 대거 이탈, 직원 절반만 남아 회생절차 전 투자자 유치 집중…정상화에 시간 걸릴듯

불꺼진 제일병원 입‧퇴원 수속 창구 모습 [황재희 기자, jhhwang@ajunews.com]


지난해 경영난으로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한 제일병원은 말 그대로 ‘썰렁’한 모습이다. 제일병원은 현재 외래진료와 응급실을 제외하고 입원실 등을 포함한 모든 검사‧진료실 문을 닫았다.

최근 취재차 찾아간 제일병원은 외래센터와 응급실을 제외하곤 불마저 모두 꺼져 있었다. 몇몇 직원이 외래센터 접수대에서 접수를 하고 있지만 환자는 거의 없다.

병원 입구 곳곳에는 ‘병원 사정으로 인해 당분간 진료 및 검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불가하오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올해 1월부터 운행을 중단한 셔틀버스는 주차장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상태다.

앞서 제일병원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자율구조조정(ARS)제도를 이용해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ARS는 회생절차 신청과 개시 사이 기간에 채무조정과 매각협상을 병행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지난 1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채권단협의회를 통해 구조조정담당임원(CRO)을 선임했으며, CRO‧감사 허가에 따라 진료를 위한 의약품과 치료재료 등을 구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18일부터 다시 외래진료를 시작한 상태다.
 

텅 비어있는 제일병원 외래센터[황재희 기자, jhhwang@ajunews.com]


그러나 병원이 완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000여명이 근무했던 제일병원에는 현재 절반도 되지 않는 직원만 남은 상태다. 지난해 10월부터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한 의료진을 비롯한 여러 직원이 병원을 떠났기 때문이다.

특히 50여년 역사를 가진 국내 첫 여성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은 저명한 산부인과 교수가 다수 포진해 있었으나, 지금은 대거 빠져나갔다. 

다태임신‧산전초음파진단 등 고위험산모 분야 권위자 김문영 교수와 쌍둥이 임신관리와 쌍둥이 자연분만 분야 전문가인 정진훈 교수, 산과‧태아기형 등 유전진단‧고위험 산모 분야의 전문가인 한유정 교수는 차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으로 얼마 전 이직했다.

또 김태진‧소경아 교수는 건국대학교병원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으며, 부인암 분야 권위자인 임경택 교수는 강동성심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게다가 제일병원은 그동안 의대 협력병원으로서 교수직을 부여했으나, 경영난 등에 따라 모든 네트워크가 끊어지면서 의료진에게 교수직함을 부여하는 것 역시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병원이 정상화되더라도 예전과 같은 명성을 되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분만시술을 포함한 입원 등은 빨라야 3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협력병원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일병원은 회생절차 개시 전 남은 기간인 3개월 동안 투자자 유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 이영애씨 등이 제일병원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국내 의료법인은 의료법에 따라 외부 투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컨소시엄을 꾸려 병원 인수에 투자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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