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포함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 국민 건강에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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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입력 2019-02-1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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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의료단체연합, 정부 발표에 반발 “안전성‧유효성 평가 필요”

[사진=아이클릭아트]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첫 규제 샌드박스에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선정하자, 보건의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5개 단체가 모인 보건의료단체연합은 과기정통부 규제 샌드박스 사업이 의료기기 평가절차를 무시해 환자에게 피해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신속히 출시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다. 제품·서비스를 시험·검증하는 동안 제한된 구역에서 규제를 면제하는 '실증특례'와 일시적으로 시장 출시를 허용하는 '임시허가'로 구분된다.

과기정통부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는 고려대 안암병원과 휴이노가 신청한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 관리 서비스'에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측은 “시민사회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한 문재인 정부가 연이어 관련 규제‧기업 특례를 쏟아내고 있다”며 “이번 손목시계형 장치 허가는 병원과 기업 간 의료기술지주회사 활성화를 부추기고, 의료기기 판매와 마케팅을 위해 환자를 임상시험에 활용하는 조치”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의료기기 평가절차를 무시해 환자에게 피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의료기기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상태에 따라 의사가 환자에게 내원을 안내하는 것 역시 의료법 상 근거가 불분명해 허가 하고 있지 않다.

이에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 기기로 얻은 데이터가 기존에 병원에서 널리 사용 중인 6전극 심전도 측정기기와 가슴 장착형 심전도 측정기기만큼 정확도‧신뢰도가 확보되는지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며 “만약 정확도와 효용성이 떨어진다면 결국 이 데이터는 참고자료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존 심장관련 모니터링 체계를 바꿀 수 없고 추가적 비용 증가만 초래하게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며 “현재 스마트폰, 밴드 등으로 사용 중인 손목형 심박계조차 가슴형심박계보다 정확도가 떨어져 그 유용성도 의심받는 상태인데, 심박계도 아닌 심전도기기를 손목형으로 허가하는 것은 더욱 엄격한 정확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규제 샌드박스와 관련해 동일 관련기술로 예를 든 애플워치4는 미국에서 환자에게 모니터링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에서는 애플워치4로 심전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설령 질병이 없는 사람에게 적용하더라도 잠재적 위양성(false positive), 즉 질병이 없는 사람을 질병이 있다고 진단하는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연합은 “미국에서 애플워치4는 위양성이 2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며 “오류로 인해 불필요한 심장검사나 카테터 삽입 등으로 의료비 지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번 조치가 의료법 위반 논란에 있다고 말했다. 의료법상 의료 행위는 의료인만 할 수 있으며, 의료기관 내에서만 가능하지만, 원격으로 모니터링한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해 전원 안내를 하는 것은 의료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원격 모니터링은 원격의료의 하나의 변경이고, 이는 현행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이번 규제 샌드박스는 환자치료보다 돈벌이에 특화된 것으로, 국민건강과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재앙의 판도라의 상자”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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