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미리 맛보기①] 스카이캐슬 떠오르는 남경주•최정원•송일국•이지하 주연 연극 '대학살의 신'

전성민 기자입력 : 2019-02-01 00:00
2월16일부터 3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017년 공연된 '대학살의 신'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시간과 돈은 한정돼 있는데 보고 싶은 공연은 너무 많다. 어떤 공연을 볼지 정하는 것은 즐거우면서도 괴로운 선택이다. 공연장을 걸어 나올 때 아쉬움을 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미리 맛보는 공연을 통해 작품 속으로 살짝 들어 가보자.

“그 멤버 그대로 출연한다면 꼭 다시 하고 싶다”는 네 배우의 바람은 2년 만에 이루어졌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지식인의 허상을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었다.

남경주, 최정원, 송일국, 이지하 주연의 연극 ‘대학살의 신’이 오는 2월16일부터 3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알랭 역의 남경주는 “지난 시즌 네 캐릭터 모두 자기 몫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이 멤버로 한 번 더 공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회가 와서 설렌다”며 소감을 전했다.

‘송일국의 재발견’이라는 극찬을 받은 미셸 역의 송일국은 “이 작품을 끝내고 일 년여 프랑스에 다녀왔다. 그 시간 동안 연기에 대한 갈망이 매우 컸는데 이 작품으로 다시 관객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 그 동안 쌓여온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사를 것이다”며 의욕을 보였다.

아네뜨 역의 최정원은 “정말 순식간에 끝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아네뜨가 화를 분출하는 장면에서 터져줘야 하는 특수효과 때문에 매회 긴장을 했는데 이번 시즌은 그 노하우를 잘 살려서 더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고, 베로니끄 역의 이지하는 “연습부터 정말 재미있게 했던 기억만 있다. 다만 다른 분들에 비해서 에너지가 떨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을 했다. 이번 시즌엔 좀 더 에너지 넘치는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연출을 맡은 김태훈은 “이 작품은 웃기기만 한 작품이 아니다. 그 웃음 뒤에 진한 페이소스가 있다. 이번 시즌은 좀 더 디테일하게 각 인물이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것 그리고 의도치 않게 드러나지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드리며 이 작품의 본질을 이야기 하고 싶다” 말하며 “배우와 스태프 모두 지난 시즌을 통해 이미 이 작품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지하와 송일국.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90분가량 진행되는 이 연극의 무대는 매우 심플하다. 중산층 가정의 거실, 무대 전환도 배우들의 등〮퇴장도 거의 없다. 철저히 주고받는 대사로 가득하지만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한 치의 기울어짐 없는 팽팽한 긴장감의 설전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전까지.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 송일국은 90분의 공연을 오로지 환상의 연기 호흡으로 채워나간다.

이야기는 일상에서 시작된다. 11살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다 한 아이의 앞니 두 개가 부러졌다. 이 사건으로 인해 두 부부가 모였다. 고상하게 시작되었던 이들의 만남은 유치찬란한 설전으로 이어지고 결국 삿대질, 물건 던지기, 눈물 섞인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게 된다. 한 마디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 것이다.

두 부부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한 편의 시트콤을 보듯 폭소와 함께 바라보던 관객들은 어느덧 자기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민낯 그리고 교양이라는 가면 속에 가려져 있었던 인간 근본의 가식, 위선, 유치, 치사, 허상을 말이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지식인의 허상을 유쾌하고 통렬하게 꼬집은 연극 ‘아트’로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토니 어워즈(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여우주연상), 올리비에 어워즈(최우수 코미디상) 등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의 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10년 국내 초연된 연극 ‘대학살의 신’은 대한민국 대표 시상식 대한민국 연극대상(대상, 연출상, 여우주연상)과 동아연극상(여우주연상) 등 국내 권위 있는 연극제 주요부문 상을 모두 휩쓸며 2010년 최대 화제작에 등극했다.

‘대학살(Carnage)’이라는 살벌하고 섬뜩한 단어가 코미디 연극의 제목으로 쓰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연극에서 아이들의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모인 두 부부는 대화를 거듭할수록 숨겨두었던 본색을 드러내고, 끝내 ‘대학살의 신’이 휩쓸고 지나간 듯한 처참한 형국을 맞이한다.

신시컴퍼니는 "이 작품은 고상한 지성인인 척 교양과 예절이라는 가식으로 스스로를 포장했던 사람들이 서로 헐뜯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학살의 신’이라는 제목을 통해 인간의 위선을 조롱하고 있다. 또한 ‘대학살’은 아프리카 다르푸르 유혈사태처럼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 경제, 종교 등 우리 사회의 전반을 넘어 삶의 가까운 곳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으며, ‘대학살의 신’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이기심과 폭력성 같은 파괴적인 욕망으로부터 자라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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