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테크] 로봇 강아지를 때리면 사람의 마음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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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9-01-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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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강아지 아이보 (사진=소니 제공)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9' 소니 부스에 애완로봇 '아이보'가 등장했다. 꼬리를 흔들고 사람을 반기며 '왈왈' 짓는 아이보는 영락없는 강아지 모습이다. 아이보는 내장된 인공지능(AI)으로 자기학습이 가능하고 주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200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2만대 이상 팔렸다.

미국 로봇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소니 아이보와 전혀 다른 로봇 개를 만들고 있다. 이 기업이 만든 로봇 개는 꼬리도 얼굴도 없지만, 사족보행을 완벽에 가깝게 구현했다. 2005년 처음 공개한 빅도그(BigDog)는 150㎏의 짐을 지고서 35도 이상 언덕을 가뿐히 오른다. 사막이나 눈밭, 바위 등 장애물을 헤치고 걷고 통통 튀면서 빨리 달리기도 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 개의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로봇 개의 발을 힘껏 차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로봇 개가 뒤뚱거리며 중심을 잡는 모습이 담겼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스스로 일어나 가던 길을 걸어간다. 로봇 개가 안간힘을 쓰며 중심을 잡는 모습은 생명본능이 꿈틀거리는 생명체의 몸부림과도 같았다.

당시 미국 CNN은 '로봇 개를 걷어차는 건 잔인한 일인가?'라는 제목의 뉴스를 내보냈는데, 개발자와 교수들은 로봇이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연거푸 해명해야 했다. 일각에선 로봇 개라도 실제 개라고 생각하고 고통을 가했다면 폭력적인 행위이자 모방 범죄라고 경고했다. 로봇이 윤리적 논란에 진입한 순간이었다.

로봇이 본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물리적·비물리적으로 로봇을 괴롭히는 행동을 ‘로봇 학대’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로봇을 학대해도 로봇은 물적 피해만 입지만, 문제는 로봇에 대한 학대가 인간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로봇 학대가 다른 사람을 학대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랩스는 13세 이하 아이들과 소통하는 거북 로봇 '셸리'를 만들었다. 셸리는 위협을 느끼면 등딱지 속으로 숨어 아이들의 로봇 학대 행동을 예방한다. 장선호 네이버랩스 연구원은 "미래에는 지금의 애완동물처럼 로봇을 주변에서 더 쉽게 접하게 될 것"이라며 "로봇이 사람을 돕는 수단으로만 여겨지기보다는 일상을 함께하는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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