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훈의 기사 맛보기] '로또 아파트' 열풍이 일상화된 현실의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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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9-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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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부동산부 강승훈 기자

[건설부동산부 강승훈 기자]

기자 본인의 경우 요즘 지인들과 만남에서 화두는 정치분야도 아니다. 그렇다고 취미도 아니다. 잠시지만 가족들의 안부는 다행히도 묻는다. 그렇다면 이야기의 첫 머리는 무엇일까.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다. 바로 '로또 아파트'다. 이 신조어가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5년 11월 당시 2만여 가구 분양을 앞둔 판교신도시 단지에서 수도권 1순위 경쟁률이 3500대 1로 집계됐고, 이를 로또복권의 당첨 확률에 비교해 생겨난 말이다. '로또 아파트'는 최근 국내의 '아파트 신화'가 빚어온 우리시대 자화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야말로 자고 나면 '억, 억, 억' 소리를 내며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집값 상승의 폭은 왠만한 직장인들 연봉과 견주기도 힘들 만큼 차이를 보였다. 평범한 직장인이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꼬박 24년을 한 푼도 쓰지 않아야 가능하다는 통계도 있다. 반면 집값의 오름세는 쉼없이 숨가쁘게 달렸다.

일부에서 갭 투자 등 아파트로 돈을 벌지 못한 직장인들은 자조의 대상으로 전략하기도 했다. 연장선에서 얼마 전 북위례(신도시) 내 공공택지에서 공급된 한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최고 242.7대 1, 평균 130.3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역시 '로또 아파트'로 불렸다. 이런 현상은 실수요자의 적극적 관심에서 비롯된 건 절대 아니라고 본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불안정했던 주택시장이 2019년에 다소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한다. 당장 매매·전세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섰고, 공급물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기인한다. 이 시점에서 우려되는 건 지극히 안정화가 아닌, 부동산 전반의 침체기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2010년 전후에도 한때 이어지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분양값보다 낮은 수준에 시세가 형성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시대'가 있었다.

기자 본인도 직장인이자 직접 현장에서 '로또 아파트' 열풍이 일상화된 현실과 마주하며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이른바 '금수저'로 불리며 돈 많은 부모 덕분에 현금 부자들만 노릴 수 있다는 또다른 '강남 로또 아파트'의 파생은 삶의 의욕마저 저하시킨다.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절은 진작 끝났다. 그렇지만 가난이 되물림되고, '로또 아파트' 열망이 지나친 지금의 모습은 너무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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