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 "화학사업 통큰 투자로 내년 매출 5조5000억"

- 화학·바이오 등에 2조4천억 투자...혁신 기업으로 도약

- '디스커버리센터'서 R&D 주력...부문별 융합 신사업 개척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플라스 2018'에 참석한 김윤 삼양그룹 회장(가운데). [사진=삼양그룹 제공]

삼양그룹이 2020년 매출 5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 첫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생산 공장을 만들기로 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이는 기존 식품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화학, 바이오 등 신(新)분야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다.

올해로 창립 95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2017년 단기 성장전략인 '윈(WIN) 2020'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2020년까지 △식품 △화학 △패키징 △의약바이오 등 주요 사업부문에서 그룹 매출 5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2조4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조4000억원은 2017년 연결 기준 삼양그룹의 전체 매출 2조3963억원을 상회한다.

이 회사는 윈 2020에 따라 '스페셜티(고기능성 소재)화', '글로벌 진출', '신(新)사업 추진'을 3대 전략으로 정하고, 새로운 조직문화와 미래지향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모든 영역에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통해 화학사업 '그룹 주력 사업화'
삼양그룹은 최근 화학사업을 그룹 내 미래성장동력으로 지정하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양사는 2017년 12월 고기능성 화학소재 제조사인 케이씨아이(KCI)의 지분 44.2%(498만1003주)를 709억원에 취득했다. KCI는 샴푸, 린스를 제조할 때 첨가물로 사용되는 폴리머와 계면활성제 등 천연 유래 원료를 활용해 화학소재를 제조해온 글로벌 화학기업이다. 삼양그룹은 KCI 인수를 통해 KCI의 기술 및 고객을 활용한 고기능성 소재 사업 확장의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글로벌시장 확대와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차량용 부품시장을 겨냥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판매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EP는 공업재료·구조재료로 사용되는 강도가 높은 플라스틱으로, 금속보다 가볍지만 같은 강도를 유지해 자동차 부품과 전기전자제품 등에 널리 사용된다. 삼양그룹은 지난해 4월 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플라스틱 및 고무산업 국제박람회 '차이나플라스 2018'에 참가해 자동차 경량화 전시구역을 별도로 마련하고, EP를 활용한 스페셜티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이날 현장을 찾아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적극 넓혀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올해 화학사업을 더욱 확장해나갈 계획"이라며 "투자와 인수·합병 모두 폭넓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업 간 융합' 통해 신(新)사업 개척 박차
삼양그룹은 윈 2020 프로젝트의 성공적 달성을 위해 '사업 간 융합'을 꾀하고 있다. 이는 삼양그룹 내 △식품 △화학 △패키징 △의약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부가 개발한 기술을 합쳐 새로운 상품과 기술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로, 각 사업부가 서로 연관성이 있어 융합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 하에 마련된 그룹 성장 전략이다. 이 회사는 융합을 바탕으로 스페셜티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2017년 6월 경기 성남시에 첨단 연구시설을 갖춘 연구개발(R&D)센터 '삼양디스커버리센터'를 완공해 융합을 위한 공간적 장소도 마련했다. 서울, 인천, 대전 등지에 흩어져 있던 식품, 의약바이오 사업의 R&D와 마케팅 인력 400여명이 이곳에서 함께 일하며 소통하고 있다.

2014년 상용화에 성공한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는 삼양그룹 내 기술 융합의 대표적 사례다. 이소소르비드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료로 생물 자원에서 전분을 추출해 가공하는 기술과 이를 활용한 화학적 처리 기술이 모두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