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지혜 '흉부외과' 종영 "내 안에 의사본능(?) 깨달아"···다음에는 사랑받는 역할 하고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윤정 기자
입력 2018-11-23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 문화창고 제공]


"수술하는 장면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내부 장기들도 징그럽다기보다 귀여웠어요. 제 안에 숨겨져 있던 또 다른 재능, 의사본능(?)을 발견한 기분이랄까요? 다음에 태어나면 의사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농담도 했고 또 의사 역할을 맡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흉부외과:심장을 훔친 의사들' 배우 서지혜가 완벽한 의사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그 이면에는 남다른 노력과 열정이 있었다. 드라마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연습과 공부를 반복했던 것. '흉부외과'를 무사히 끝낸 서지혜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가 직접 만났다. 

​서지혜는 SBS '형수님은 열아홉'(2004) 이후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고 지적인 이미지와 단아한 이목구비로 사랑받았다. MBC '신돈'(2005)에서도 주연으로서 연기를 펼쳤고 SBS '49일'(2011) 등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했다. 이후 '인생연기'를 펼쳤다고 평가됐던 SBS '펀치'(2014)와 SBS '질투의 화신'(2016)을 거쳤고 SBS '그래, 그런거야'(2016)를 통해서도 시청자들을 만났다. 올해 초에는 KBS2 '흑기사'를 통해 샤론이란 인생캐릭터를 만났고, SBS '흉부외과 : 심장을 훔친 의사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열연했다.
 
서지혜는 "의학드라마는 처음이라 의사 역할을 맡기 전 걱정이 많았죠. 그래서 사전 교육을 많이 받았어요. 수술장 들어갔을 때 손 닦는 법부터 시작해서 옷 입는 법, 바느질 하는거, 타이 하는 거 등등. 영상 자료도 많이 봤고 나중엔 다같이 모여서 교육도 받았죠. 집에서 베개에 바느질 연습도 많이 하고 실을 매달아서 매듭 묶는 연습 등 어색해 보이지 않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또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연습해도 막상 현장에 가면 떨리더라구요. 초반에는 그래서 많이 헤맸는데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나도 모르게 매스, 클랩프 등 기구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죠"라고 밝혔다.
 
"특히 흉부외과 의사를 연기하다보니 심장을 다루잖아요. 내 몸안의 심장을 볼 일이 없으니 처음 보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징그럽다기 보다 귀엽다고 할까요? 미끈거리는 질감이었는데 전 잘 만졌고, 신비로운 느낌이었어요. 내 안에 이런 장기들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배우를 안했으면 의사를 했어야 하나 생각도 했어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의사라는 직업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다시 태어난다면 의사를 선택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네요"라고 덧붙였다. 

의사 역할에 큰 매력을 느꼈다는 서지혜는 다음에도 의학 드라마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보였다. 

"다음에도 의학드라마를 하게 되면 더 잘할 것 같아요. 의학 용어들이 어려운 부분도 많아서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중간에 간호사 역할 맡으신 분들이 바뀌게 되면 제가 설명을 해주고 있더라구요. 또 하면 정말 잘할수있을 듯 해요. 의사라는 역할이 시작 전에는 큰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었습니다."

'흉부외과'는 초반 기대와 달리 아쉬운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흉부외과'는 지난 15일 3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흉부외과'는 닐슨코리아 수도권기준(이하동일)으로 31회와 32회가 각각 8.9%(전국 7.8%)와 9.4%(전국 8.4%)를 기록했다. 결과에 대해 서지혜는 만족했을까? 

[사진= 문화창고 제공]


"매 작품마다 시청률은 내려놓으려고 해요. 결과에 많이 신경쓰는 편은 아닙니다. 저는 우리 드라마가 나쁘지않은 스코어로 끝났다고 생각해요. 워낙 장르물이고 의학드라마고 무거운 소재고 멜로도 없어서 이 정도면 선방했다고 생각해요. 호불호가 갈리는 의학 드라마 성격 상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촬영하는 저희 배우들은 또 워낙 바빠서 시청률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1~2회때 빼고는 딱히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했습니다."

서지혜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검사, 아나운서, 의사 등 주로 엘리트 전문직 캐릭터를 맡았다. 차분하고 차가운 이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외모 덕에 지적인 전문직 여성들을 주로 연기했다. 

서지혜는 "밝고 엉뚱한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너무 전문직 이미지로만 굳히는거 아닌가 생각이 들긴 해요. 저도 이제 젊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젊었을 때 다양한 역할을 도전해보고는 싶어요"라고 말했다. 
 
전작 '흑기사'에서 화려한 패션을 뽐냈던 서지혜. 그러나 이번 '흉부외과'에서는 의사 가운, 수술복 패션을 주로 선보였다. 아쉽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서지혜는 "처음에는 어색했죠. 스크럽복이라고 안에 파란색 옷이 있어요. 처음에는 그것도 어색하고 가운도 어색했는데 이제는 그 옷이 편해지고 벗기 싫을 정도였어요. 촬영장에서는 거의 그 옷만 입었던 것 같고 수술할 때 마스크, 모자를 쓰잖아요, 나중에는 머리도 다듬지 않고 그냥 촬영하러 가서 모자를 뒤집어 쓰니 그렇게 편하더라구요. 수술 복장에 익숙해져버렸습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특히 서지혜는 이번 촬영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과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수술하는 장면이 많았던만큼 '팀'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호흡이 중요했는데 더할나위 없는 현장분위기였다는 것. 
 
서지혜는 "수술 장면이 많아 수술방 동기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상대역 고수·엄기준 오빠 말고도 다른 간호사분들이나 함께 촬영하는 분들과 합이 잘 맞았어요. 메스 하나 건네주는데도 합이 맞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으니까요. 배우들, 스태프들 사이가 너무 좋았어요. 너무 힘든 작업을 하니까 서로 더 도와주고 의지했던 것 같아요. 세트 촬영이 많았는데 근처 맛집을 공유하고 같이 밥도 먹으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한 공간에 몇시간 동안 있다 보니 단합이 잘 됐던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서지혜는 엄기준, 고수의 배려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두분 다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편하게 촬영했어요. 이번에 처음 만나서 걱정을 했는데 두 분 다 워낙 연기를 잘 하시는 분들이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 고수 오빠는 조용하신데 엉뚱한 면이 있고 준 오빠는 밝고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이라 같이 에너지가 생겼어요. 고수 오빠가 직접 커피도 내려주시고 기준 오빠가 도시락 등 음식을 많이 싸오셨어요. 저는 디저트를 준비해가서 나눠먹기도 하고 정말 즐겁게 촬영했습니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멜로가 전혀 없었다. 서지혜는 멜로가 없어서 더 좋았다는 감상을 전했다.

"의학드라마를 하는데 전혀 멜로가 없다고 하니 주변 친구들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의학드라마에는 쓸데없이 멜로가 끼어들지 않고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 환자와 의사간의 유대 이런 부분들이 부각되는 것을 시청자들이 더 바란다는 점을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드라마에 멜로가 없어서 좋았어요."

서지혜 개인으로도 멜로가 없는 것에 만족했을까? 전작 '흑기사'에서도 짝사랑만 하던 그였기에 이번에도 멜로가 없는 것이 많이 아쉬웠을 듯 했다. 

[사진= 문화창고 제공]

서지혜는 "매번 짝사랑하는 걸 많이 해서 다음번엔 꼭 사랑 받는 역할을 하고싶다고 다짐했는데 아예 없다고 하니까 처음엔 좌절을 했었죠"라며 웃었다. 이어 "다음에는 누군가를 나를 좋아해줘도 행복할 것 같다. 사랑받는 역할 해보고 싶기는 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흉부외과'에서 엄기준 오빠가 저를 되게 무시하는 신들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그게 그렇게 상처가 되더라구요. 눈길도 안 주고 기준 오빠, 한 번만 쳐다봐 주면 안 되요? 했는데 '응 안돼'하시며 끝까지 안봐주셨어요. 그게 기억에 남아요"라고 전하며 웃음을 안겼다.

이어 서지혜는 "다음 작품에서는 다섯명이 저를 짝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펀치', '그래 그런거야', '질투의 화신', '흑기사', 그리고 '흉부외과'까지 짝사랑만 5번이니까 다음에는 다섯명이 저를 좋아해주시면 좋겠습니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결혼에 대한 욕심은 없을까? 
 
서지혜는 "최대한 빨리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혼할 나이지만, 결혼 계획도 없고 젊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타이트하게 할 수 있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할 수 있어요"라며 "올해는 돌아보니 3작품을 했더라구요. 알차고 뿌듯하게 보낸 느낌이 듭니다. . 새 회사로 옮겨서 정신 없이 보내서 시간이 이렇게 지나간 줄도 몰랐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연말이네요. 1년을 알차고 빠르게 보낸 느낌이라 내년에는 더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고 일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서지혜는 '인생 캐릭터'에 대해 "저는 아직 인생 캐릭터를 생각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 캐릭터를 잘 하는 것이 목적이지 뭔가 국한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누군가가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지만, 저를 막아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좋은 캐릭터와 작품을 만나서 그것을 열심히 하는 것이 배우의 길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당차게 포부도 밝혔다.
 
서지혜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신뢰감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이니까 저와 맞지 않는 옷을 입을 수 있고. 저희가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보니, 제가 언제는 잘 할 수도 있고 연기력 논란이 생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하는 것과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중요시 하고 성실하고 신뢰감 있는 배우가 될게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