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PKM 갤러리에서의 전시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두 번째 한국 개인전을 여는 대런 아몬드는 이번 전시에서 풀문(Fullmoon) 시리즈 사진 작품, 거울 시리즈 회화 작품 등 10여 점을 소개한다.
1998년부터 약 20년간 보름달의 주기를 쫓아 천착해 온 그의 대표적 사진 연작 '풀문(Fullmoon)' 시리즈는 어두운 밤 만월(滿月)의 반사광 아래 드러나는 자연의 모습을 15분 동안의 장노출로 포착한 작업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 출품된 풀문 시리즈 중 하나인 'Above the Sea of Fog'는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1774-1840)의 유명한 회화와 동명인데, 이는 그가 19세기 풍경화에 등장하는 장소 또는 문화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오지를 탐험(wander)하며 연작을 진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드로잉과 함께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거울 회화 시리즈 '리플렉션 위드인'(Reflection Within)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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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차역에 있는 디지털 시계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화면 위의 숫자들은 정확한 시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 분절되거나 반전되어 마치 암호에 가깝다.
격자 형식의 거울 패널들은 관람자들을 실시간으로 비추고 있어, 관람자가 시간과 그 메커니즘을 다시 생각하고 주관적으로 재구성하도록 한다.
이처럼 '시간'은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인데, 시간을 고정불변한 것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초월, 왜곡 가능한 것으로 여기는 작가의 태도는 동양철학의 사유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본 전시를 통해 대런 아몬드의 다양한 시간적 풍경들을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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